관광산업에 기댄 보라카이 현지 주민들 우려…당국에 적극적인 투자 요구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휴양지 보라카이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섬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공감신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으로부터 필리핀 중부 휴양지 보라카이 섬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과 함께,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섬을 폐쇄할 수도 있다는 강경 발언이 나왔다. 

12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9일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에서 열린 한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보라카이 섬은 시궁창"이라면서 환경오염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보라카이 섬 해변이 각종 하수와 쓰레기로 오염돼있다면서 "더는 외국인이 오지 않을 때가 있을 것"이라 우려하고 6개월 안에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섬을 폐쇄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필리핀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보라카이 섬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photo by constantine agustin on flickr]

두테르테 대통령은 로이 시마투 환경부 장관에게 환경 규제를 따르지 않는 업체들을 비롯한 환경오염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섬 주민들과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환경개선 필요성에 공감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폐쇄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폐쇄 경고에 현지 관광업계와 주민들은 생계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면서 당국의 적극적인 환경 투자를 요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보라카이 관광업 종사자들과 주민들은 당국의 지원과 행정력 부족을 비판하고 나섰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현지의 한 사업가는 10년 이상 전부터 시작된 보라카이 섬의 배수시설 공사 계획이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정부 지원과 행정력 부족으로 인해 환경 문제가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현지인은 "보라카이 섬이 폐쇄되면 이곳에서 생계를 꾸리는 수천 명의 근로자와 그들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대통령이 생각해봤느냐"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가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주의에 경종을 울려, 실질적 환경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필리핀 보라카이 섬에는 매년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이곳의 관광산업 매출은 연간 560억 페소(약 1조17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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