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판 사이트 대부분 해외 서버 이용해 적발·규제 쉽지 않아

일본만화가협회에서 '해적판 만화' 이용을 자제할 것을 호소하는 성명을 냈다. [wikimedia]

[공감신문] 만화 왕국 일본에서 최근 불법 '해적판 만화' 게재 사이트로 인해 매출 급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출판사는 해적판 만화사이트 때문에 월간 4~5억엔 규모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다수의 출판사 관계자들은 출판 성적 저조의 이유를 해적판 사이트 횡행의 탓으로 여기고 있다. 

일본만화가협회가 "해적판 만화 무단 공개"에 대한 호소를 하고 나섰다. 일본 NHK 방송은 12일 보도를 통해 일본만화가협회의 성명을 전했다. 

협회는 전날 성명에서 "만화나 잡지를 인터넷에 무단으로 공개하는 해적판사이트 이용이 젊은 세대 중심으로 작년 가을부터 급증한다"면서, 독자들에게 이를 이용하지 말도록 호소했다. 

교토부경찰이 압수한 만화 해적판사이트 운용 장비들.

성명에는 만화 창작 과정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 해적판사이트의 운영자가 이익을 얻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만화가들의 작품 창작이 어려워져 일본의 중요 문화 중 하나인 만화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협회는 해적판 사이트 때문에 잡지나 단행본이 팔리지 않으면 만화 연재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며, 재능있는 젊은 만화작가의 성장이 어려워진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NHK는 "만화가들의 다급한 상황을 반영한 이례적인 조치"라고 성명 내용을 설명했다. 

해적판 만화 사이트로 인한 피해는 출판업계 뿐 아니라 만화작가를 비롯한 만화산업 전체에게 중대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photo by DocChewbacca on Flickr]

인터넷을 통해 유료로 읽을 수 있는 전자코믹만화 산업은 작년 일본 내에서만 1711억엔(약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무료로 접할 수 있는 해적판 사이트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해적판에 의한 피해는 500억엔 규모에 달한다. 

일본 문화청 심의회 위원으로 저작권 전문가인 자엔 시게키 오사카대학 교수는 만화를 온라인에 무단으로 게재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이들 사이트들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규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악질적인 사이트에 한해서는 일본에서 열람할 수 없게 하는 블로킹(강제차단)하는 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NHK는 해적판 사이트가 저작권 침해 뿐 아니라 열람한 사람의 정보보안에도 위험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적판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이용자 단말기가 해킹당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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