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숙 전 교수 폭로에 전면 부인...“성추행 덮자는 뉘앙스의 말 한 적 없어”

정현백 여석가족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 중이다.

[공감신문]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할 당시 성추행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면 부인했다.

12일 오후 정현백 장관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므로 그 부분에 답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추행을 덮자는 말을 한 적이 없고, 그런 뉘앙스 말도 한 적 없다”고 맞대응했다.

앞서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는 2015년 함께 교수로 재직하던 정 장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말하고 도움을 구했지만, 정 장관이 ‘학교 망신이니까 덮자’는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정 장관에게 성추행 은폐 의혹과 관련된 다수의 질문을 던졌지만, 정 장관은 모든 질문에 대해 부인하며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의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장관 자질이 없는 것’이라는 비판에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의 ‘가족을 걸고 덮자고 한 적이 없느냐’라는 강력한 질문에 정 장관은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추후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지겠느냐’라는 물음에 “은폐 사실이 밝혀질 경우 책임질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정 장관은 연달아 쏟아지는 의혹 질의에 대해 “피해자를 도와주지 못한 부분은 안타깝지만, 제가 그런 발언을 했다는 건 여성운동을 해온 내 인생의 명예가 걸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비화 중이지만 정 장관은 혼자 힘겹게 싸우는 피해자를 고소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의혹을 폭로한 남 전 교수에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 장관은 “저도 이 일로 고통을 겪었지만 혼자서 힘겹게 싸우는 피해자를 상대로 고소하는 것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피해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은 피해자의 입을 막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피해가 해명되고 원상 복구돼야 한다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며 남 전 교수가 당한 성추행의 진상규명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데 무게를 실었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앞에서 성균관대 민주동문회가 성균관대 대학원 교수 성추행 사건의 진상규명과 올바른 해결을 위한 '성균민주동문은 남정숙 전 교수의 용기있는 행동을 지지합니다'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읽고 있다.

한편, 성추행 은폐 논란이 일자 야당의 거센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야당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면서 여당과 대립하고 있다.

특히 사건이 일어난 성균관 대학교가 논란의 중심에서 배제된 사실을 지적하며, 대학 측이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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