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사망자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런 ‘다사(多死) 사회’가 지속되자 화장장 대기 일수가 길어지고 있다. 각 지자체는 화장장 신설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며, 대기 일수를 이용한 새로운 신규 사업도 등장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요코하마(橫浜)시는 계속 늘어온 인구가 2019년 정점으로 완만한 감소세로 돌아선다. 이후 급격한 노령화가 진행될 예정이며 사망자수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요코하마시는 사망자 수가 지난 2016년 3만1833명에서 오는 2035년에는 40%정도 늘어난 4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장 건수는 이미 증가 추세다. 시영 4곳과 민영 1곳 총 5곳인 화장장의 화장 건수는 2008년 2만5583건에서 2016년에는 24% 증가한 3만1681건으로 늘었다. 화장 대기 일수도 2014년 평균 3.71일에서 2016년 4.01일로 길어졌다. 평소 점심시간 전후로 화장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아 낮 시간대로 한정할 경우 대기 일수는 더 길어졌다.

시가미하라(相模原)시영 화장장도 1~3월 정오 전후의 화장 시간은 대기 기간이 5~6일이나 되는 등 대기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 당국은 수요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1998년부터 ‘장사를 지내면 친구가 죽는 날(友引日)’이라며 ‘화장을 기피하는 날’에도 화장장 1곳을 열기 시작했다. 이어 2016년에는 기피날 운영하는 화장시설을 3곳으로 늘렸다.

최근에는 이런 방법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시내 매립지에 새로운 화장장을 개설하기로 결정했지만 예정 부지 인근 주민의 반대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다와라(小田原)시는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현재는 낡은 화장시설을 증‧개축 중이며 오는 2019년엔 일부 시설을 운영할 방침이다.

화장시설 부족으로 대기일수가 길어지자 이 기간을 이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도 생겼다.

지난 1월, 가와사키(川崎)시의 장의업체인 ‘하나소(花葬)’는 화장을 기다리는 동안 유해를 가족과 함께 자동차에 태워 고인의 고향, 살던 곳 등 인연이 있는 지역을 둘러보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나소 사장은 “‘화장할 때 여러 날 기다리는 동안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한 끝에 고인의 추억이 서린 곳을 두루 둘러보면서, 화장을 기다리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서비스는 ‘침대차’라 불리는 검은색이나 은색 왜건차에 유해를 싣고 가족이 2명까지 탈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와사키시에 살던 고인을 태우고 화장을 하기 전에 고향을 둘러본 후 다시 돌아오는 식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시신호텔(遺体ホテル)’사업도 번창하고 있었다. 서비스는 화장 대기기간 동안 유골함, 관, 수의, 조화 등 장례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과 함께 유가족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시신을 병원에서 옮겨와 화장장까지 운구하는 일을 진행한다.

호텔을 운영하기 전에는 인근 주민들이 반대가 거셌으나 최근에는 지역 내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주변 지역에서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