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편의점주들이 ‘365일 24시간 의무영업’으로 연중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하며, 명절에도 고향에 내려가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가맹본부가 편의점주의 영업지역 내에 추가 매장을 내는 과정에서, 편의점주에게 부당한 강요를 해 매출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서울시는 서울 소재 5대 편의점의 점주 951명을 대상으로 한 근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365일 24시간 점포를 운영해야 하는 편의점주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65.7시간으로 일반 자영업자(48.3시간)보다 17.4시간(36%) 많았다. 매주 90시간 이상 일한다는 점주도 13.8%에 달했다. 주말 없이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

장기간 근무로 인한 건강 이상 증세도 나타나고 있었다. 소화기 질환 증세가 있다는 점주는 57%, 관절 질환 44.5%, 디스크 질환 34.8%, 불면증 29.3%, 우울증 22.5% 순이었다. 

대부분 점주는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한 끼 평균 식사시간은 15.6분에 불과했다. 쉬는 날은 월평균 2.4일로 확인됐으며, 편의점주 37.9%는 ‘쉬는 날이 아예 없다’고 답했다.

편의점주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365일 24시간 의무영업’이었다.

편의점주의 82.3%는 작년 추석 때도 영업을 하는 등 명절에 제대로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다고 답했다. 점주 86.9%는 ‘명절 당일이라도 자유 영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울시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 과반수가 편의점의 명절 자율휴무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절 자율휴무제에 찬성한다는 답변은 65.7%였으며, 심야 자율휴무제에도 71.4%가 찬성했다. ‘자율휴무제가 시행되면 불편할 것’이라고 답한 시민들은 대안으로 ‘명절 당일‧심야 순번제 영업’ 72.7%, ‘편의점 영업시간 정보제공 앱 개발’ 52.4% 등을 제시했다. 

이에 서울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편의점 모범거래기준을 수립‧배포하고 법령 개정을 건의해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편의점주에 대한 영업지역 보호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도 감시할 예정이다. 일부 가맹본부들은 편의점주에게 출점 동의서를 받아가는 방식으로 가까운 곳에 새로운 편의점을 내고 있었다. 일부 편의점주들은 가맹본부의 이런 꼼수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가맹사업법상 가맹본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기간 중 점주의 영업 지역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편의점주의 영업지역 내에 추가 매장을 내는 과정에서 가맹본부의 부당한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되는 사례를 공정위에 조사 의뢰할 예정이다.

강태웅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휴일, 심야 영업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로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편의점뿐 아니라 자영업자와 근로자의 휴식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