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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매체, ‘동성애자 구분법’ 담은 기사 보도 논란동성애자 겨냥한 증오범죄 잇따르는 말레이, 부적절한 기준으로 피해 늘어날까 우려
말레이시아의 한 유력 매체가 동성애자를 구분 짓는 특징이라며 일종의 점검표를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최근 말레이시아의 유력 매체인 일간 ‘시나르 하리안’에서 보도된 기획성 기사가 화두에 올랐다. ‘동성애자를 구분 짓는 특징’이라는 일종의 점검표를 게재해 논란이 된 것이다.

매체에서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는 선호하는 수염 스타일, 의류 브랜드, 헬스장 이용 여부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들이 헬스장에 가는 목적은 운동이 아닌 다른 남성을 탐색하기 위해서이며, 잘생긴 남성을 발견했을 때 눈빛이 반짝인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여성 동성애자는 서로를 껴안거나 손을 잡으며, 남성을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보도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동성애자에 대한 부적절한 기준을 세운 것도 있으나, 동성애자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잇따르는 말레이시아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에는 동성애가 불법이다. 이 나라에서 동성애로 기소될 경우 식민지 시대 때 제정된 ‘남색 법(sodomy law)’에 따라 징역 20년형, 벌금, 태형 등이 선고될 수 있다.

'동성애 구분법'을 작성한 기사를 비판하는 말레이시아의 유명 소셜미디어 활동가 아르윈드 쿠마르. [Arwind Kumar 유튜브 캡처]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동성애자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살인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 18세 남학생은 동성애자로 알려진 뒤 학교 친구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불에 타 숨진 채로 발견됐으며, 27세의 한 성전환 여성은 자신이 운영하던 꽃집에서 흉기와 총격 공격을 당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의 유명 소셜미디어 활동가 아르윈드 쿠마르는 “이 보도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며 “이 나라에는 다뤄져야 할 더 중요한 이슈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사회를 교육하고 싶다면 소아성애자, 성추행범, 유괴범 등 실제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다뤄라”며 “도대체 어떻게 동성애자가 당신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냐”고 비판했다.

쿠마르가 게재한 유튜브 동영상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수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는 영화 '미녀와 야수'의 르푸가 개스톤을 흠모하는 부분이 나오는 4분 30초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말레이시아의 동성애 혐오는 쉽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 당국은 영화 ‘미녀와 야수’의 제작자 월트디즈니에 ‘동성애 코드’ 장면을 삭제해 개봉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디즈니가 이를 거부하자 영화검열위원회는 개봉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보건복지부는 동성애를 ‘예방’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최고의 비디오를 제작하는 사람에게 4000링깃(한화 약 110만원)의 상금을 제공하는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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