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창립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한국블록체인협회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 가상계좌 발급을 놓고 가상화폐 거래소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다.

19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와 코인네스트, 코인피아 등 거래소 12곳이 한국블록체인협회에 공동으로 공문을 보내 은행 가상계좌 발급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총회 개최를 요청했다.

앞서 협회가 회원사에 자율규제위원회의 보안 심사를 받고 회비를 납부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자 중소거래소 등이 업계의 당면한 문제인 가상계좌 발급부터 논의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한 중소거래소 관계자는 "애초에 협회에 가입했을 때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 은행에서 가상계좌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했다"며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논의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거래소는 법인계좌 또는 가상화폐 거래를 이용하거나 아예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은행들이 4대 거래소인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네 곳에만 가상계좌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거래소에는 가상계좌 발급을 미루면서 원화 입금을 하지 않고 있다.

중소거래소인 고팍스는 법인계좌로 입금을 받고 있으며 코인네스트는 원화 입금을 막고 암호화폐 거래를 통한 입금만 열어뒀다.

코인피아는 원화 입금이 막힌 상태로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아예 거래중단을 선언했다.

가상화폐 시장에 신규 진입하려는 거래소들도 가상계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과 중국 합작 가상화폐 거래소인 지닉스는 지난달 말 가상계좌 서비스 도입 어려움을 언급하며 출시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지닉스 역시 블록체인협회 회원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당장 가상계좌 부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가상화폐 기반 거래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협회는 아직까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소거래소의 불만이 쌓이면서 추후 협회가 갈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협회에서는 이렇다 할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며 "협회가 거래소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데 계속 답변이 없다면 갈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협회가 중소 업체들은 무시하고 거대 거래소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며 “중소 거래소들은 가상계좌가 없어 거래를 중단하는데 협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지난달 26일 창립총회를 열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초대 협회장으로 내세웠다. 회원사인 27개 거래소 중 이번 공동성명을 낸 곳은 12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