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운영~개표 등 전 과정 직접 참여…연내 청소년 온라인 정책제안 시스템 마련도

서울시가 오는 6월 열리는 지방선거일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모의투표 이벤트를 열겠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공감신문] 청소년 참정권 요구가 점점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오는 6월 지방선거일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모의투표 이벤트를 열겠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서울시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리는 오는 6월 13일에 18세 이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투표소 21곳과 온라인사이트를 통해 서울시장·서울시교육감을 뽑을 수 있는 모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소년참여위원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 서울시는 예산 1000만원과 행정적 지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청소년참여위원회는 정부·지방자치단체가 청소년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기구로, 청소년 기본법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번 모의투표에서는 청소년 100여명이 직접 참여하는 ‘청소년 선거관리위원회’도 꾸려진다. 각각의 청소년은 선거관리위원장, 부위원장, 선거위원 등 실제 선관위와 똑같은 역할을 부여 받는다. 

지난해 대선 당시 YMCA가 전국에 설치한 청소년 모의 투표소 모습

투표는 서울시내 21곳에 설치된 청소년수련관에서 실제 선거와 같이 기표소를 마련해 진행된다. 청소년 선관위원은 투표소 1곳마다 4명씩 배치될 예정이다. 

투표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각 후보의 정책을 비교하고, 누구를 뽑을지 결정할 수 있도록 성인유권자와 마찬가지로 정당별 후보공약 및 정책도 소개된다. 

선거 당일 현장투표가 어려운 청소년들은 청소년활동사이트 ‘유스내비’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통해 참여가 가능하다. 

이처럼 투표소 운영부터 투표, 개표에 이르는 선거의 전 과정을 청소년이 직접 체험하도록 해 살아있는 민주주의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뜻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소년의 참정권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청소년의 자율적인 주도 아래 지방선거 모의투표를 지원하고자 한다”며 “민주주의의 장(場)인 선거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은송 청소년 명예 서울시장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170만 서울 청소년 지원책인 ‘청소년 희망도시 서울’을 발표하고 청소년의 참정권 확대와 사회 참여 지원에 앞장서왔다. 

당시 박 시장은 “지난 광화문 촛불집회에서는 특별히 청소년들의 등장이 눈에 띄었다. 청소년들은 이미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며 “서울시는 바로 그런 청소년들의 믿음과 결의, 역량을 신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시장은 또 청소년의 참정권 확대에 대해서는 “18세면 충분히 판단할 역량이 있다. 건전한 민주시민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운명과 정치적 사안에 대해 토론하고 발언하며 얼마든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선거에 참여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그런 것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시는 이와 관련해 올해 안으로 청소년 온라인 정책제안 시스템 ‘유스 보이스’(YOUTH VOICE·가칭)를 만들어 관련 정책의 당사자인 청소년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유스내비’ 안에 청소년 정책제안 게시판을 만들어 누리꾼의 찬반 투표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호응을 얻은 사안에 대해서는 ‘청소년의회’에서 숙의과정을 밟도록 하는 것이다. 청소년의회는 시내 각 지역에서 뽑힌 대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중으로 청소년 온라인 정책제안 시스템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후 청소년의회 내 관련 부서에서 이를 검토해 최종적으로 선별된 우수 제안은 서울시 정책에 실제로 반영시킨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청소년이 꾸린 의결기구인 청소년의회가 마련돼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 활동에 참여하기까지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있다”며 “청소년 누구나 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온라인 정책제안 시스템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 중으로 ‘유스 보이스’를 시범 운영하고,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청소년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시범 운영을 통해 선정된 우수제안은 차후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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