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들과 협상 진행 중…"전기차 배터리 등 수요 확보 경쟁 밀리지 않으려는 조치인 듯"

배터리의 필수소재 코발트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애플이 확보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wikimedia]

[공감신문] 아이폰,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를 제조하는 애플이 제품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필수소재 '코발트'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애플 측이 코발트 생산자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애플이 5년 이상 동안 연간 수천t의 코발트를 확보하기 위한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 역시 애플이 1년여 전부터 협상에 나섰으나,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그간 자사의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용 코발트 조달을 배터리 제조업체에 일임해왔으나 최근 직접적으로 생산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to5mac 캡쳐]

그간 애플은 배터리 제조업체들에게 코발트 조달을 맡기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생산자들과 협상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코발트의 안정적 확보를 꾀하는 까닭은 코발트가 스마트폰 배터리 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에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코발트 수요는 날로 급증하고 있으며,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발트의 글로벌 생산량 전체 중 4분의 1 가량은 스마트폰 수요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정제 코발트는 8g 가량이나, 전기차의 배터리에는 이보다 1000배 이상의 양이 필요하다. 때문에 지난 2016년 1월 t당 2만 달러 수준이던 코발트의 국제시장 거래가는 현재 8만 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올해 코발트의 글로벌 수요는 11만t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최대 생산국이자 전 세계 코발트의 절반 이상이 매장된 콩고민주공화국이 6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호주와 핀란드, 캐나다 등 지역에서도 소량의 코발트가 생산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인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각기 코발트의 장기 조달을 위한 계약 체결 등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트리뷴 캡쳐]

독일의 BMW,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나 삼성 SDI 등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전기차 시대에 앞서 배터리용 코발트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역시 애플과 마찬가지로 장기 공급 계약을 노리고 있는 터라, 만약 애플이 여기에 뛰어들 경우 이들과의 수요 확보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코발트 생산 업체 글렌코어의 이반 글라젠베르크 CEO는 작년 말 기자회견을 통해 애플과 전기차 업체 테슬라, 폴크스바겐 등과 접촉한 바 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에는 기자들과 만나 공급 가격의 고정을 윈치 않기 때문에 장기 계약은 맺지 않겠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글렌코어의 올해 예정 생산량은 3만 9000t이다. 

반면, 코발트 장기 공급 계약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한국 SK이노베이션은 호주의 오스트레일리언 마인즈와 향후 7년 동안 코발트, 니켈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는 소식을 21일 전했다. 니켈 역시 배터리에 활용된다. 

독일 BMW의 조달 책임자는 이달 초에 한 코발트 생산자 측과 10년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데 가까워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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