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대신 운동화, 국회의원 배지 대신 강정마을 배지 단 열혈 국회의원
국민 눈물 흐르는 고통의 현장 체감해야 진정한 혁신 이룰 수 있어
 
제19대 국회에 젊고 새로운 바람을 퍼뜨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청년 비례대표들이다. 반값등록금, 청년 실업, 대학생 주거 문제 등 사회에 만연한 청년문제 해결에 앞장설 청년대표를 원했던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이들의 책임감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게다가 지난 연말에는 향후 우리나라의 5년을 책임질 대통령을 뽑는 선거까지 이뤄져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적 기대 역시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연초부터 국회는 매우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기자는 지난 16일, 그 가운데에서도 유난히 부지런히 뛰고 있는 의원을 만났다. 장하나 의원(민주통합당, 비례대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고등학교 과정까지 제주에서 마친 그는 특히 지역 현안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제주해군기지 불법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1000배를 진행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보다 더 앞서서는 제주해군기지 예산 삭감을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이와 관련해 여·야는 지난해 마지막 날 밤샘 협상을 벌였고 그 결과 제주해군기지 사업예산은 부대의견 3개항에 대한 검증을 70일내 이행하고 국회 보고 후 예산을 집행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에 장 의원은 검증기간인 70일 동안 공사가 중단될 것이라 믿었지만 공사는 중단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사상 초유의 강추위 속에서도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1000배를 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기자가 만난 그는 기존에 만났던 국회의원들과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딱딱한 정장 대신 편안한 옷차림을 하고, 불편한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은 그의 모습이 마치 친한 동네 언니 같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언급할 때는 다소 다부진 모습이었다. 특히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그랬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사안들이 얽힌 제주해군기지 문제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 의견을 피력했다.
 
진행 중인 제주해군기지 공사는 불법…장시간 여야 합의 의미 없어져
앞서 언급했듯 지난 연말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한 여·야의 합의가 이뤄졌다. 부대의견으로 군항중심 운영 우려 불식, 15만톤 크루즈선박 입항가능성 검증, 민군 항만공동사용 관련협정서 체결 등을 70일 이내에 이행해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한다는 내용에 여·야가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공사는 1월 1일부터 진행됐다. 이를 두고 장 의원은 “부대의견을 살펴보면 검증기간동안에는 공사를 중단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대의견이 공사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새누리당의 이러한 태도에 분노했다.
“부대의견이 공사 중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초 여야가 장시간 진통을 겪으며 협상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분명 “예산이 집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예산을 집행하지 않으면 공사는 중단되는 게 당연한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각에도 공사는 불법적으로 강행되고 있습니다. 해군의 공사강행은 국가계약법, 국고금관리법 등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또한 국민대표로 구성된 국회가 지닌 입법권과 예결산권 등 헌법권한에 대한 정면도전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17~18일 제3차 15만톤 크루즈선박 입출항 시뮬레이션 검증이 이뤄졌다. 이에 장 의원은 “진짜 국익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야한다”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전했다.
 
 
구두 대신 운동화 신은 청년 국회의원…열의만큼은 누구에게도 안 져
이처럼 그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임기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청년 비례대표인데다가 초선의원이라 혹 국회 내에서 제 목소리를 다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자가 이를 언급하자 그는 “처음 국회에 들어올 때 그 걱정을 안한 것은 아니다”라며 “내 나이나 경력이 누가 되진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우(杞憂)라고 했던가. 그가 우려했던 부분은 국회의원으로서 활동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국회의원 의석수가 총 300석이긴 합니다만 가장 많이 마주치고 서로 협력하는 관계는 역시 같은 당 의원님들입니다. 그분들께서는 제가 본회의를 비롯한 각종 행사에 참여할 때 편안한 옷차림으로 가도 단 한 번도 지적하신 적이 없습니다. 의외로 청년답게 보인다며 좋아하셨죠. 저의 외면적인 모습이 아닌 본질적인 모습, 열의 있는 모습을 더 높이 사주신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죠.”
처음 우려와는 달리 국회에서 나름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이지만 여전히 걱정되는 문제도 있다. 해가 바뀌었어도 변하지 않은 민생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새해인사를 전하기가 죄송할 정도로 지금 국민들의 삶이 어렵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올해에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좋아졌으면 합니다. 특히 노동자들이 그들의 일터로 돌아가 안정된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이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더 부지런히 뛰겠습니다.”
 
 
민주통합당 혁신하려면 고통의 현장부터 둘러봐야
그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노동자들이 안정된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난 7개월간 그가 펼쳐온 활동들만 여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기자는 이와 관련된 많은 활동 중 한진중공업 손배소 문제를 살펴보기로 했다. 그는 지난 3일, 민주통합당 소속 국회의원 67명과 함께 한진중공업 사측이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에게 제기한 158억원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무효 판결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이는 지난해 12월 21일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복직노동자 故 최강서님의 유서에서부터 비롯됐다. 최씨의 유서에는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나는 한진 악질자본’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한다.
“최근 손배소는 노사간 갈등이 발생했을 때 사측이 노조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업권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 중 하나로, 사용자에게 경제적 피해를 줌으로써 대등한 협상을 진행하는 권리입니다. 합법적인 파업으로 인한 사용자의 피해는 손배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한진중공업 사측은 무더기 해고와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에 용역폭력과 손배소로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노동자의 죽음이었습니다.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는 대선 이후 침체돼 있는 민주통합당의 쇄신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고통의 현장을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주변에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고통의 현장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고압 송전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절규하고 있고, 청년들은 실업과 저임금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밀양 송전탑과 강원도 골프장 주민들은 한파가 몰아치는 추운 날씨에도 풍찬노숙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혁신은 언제나 국민 속에, 현장에 있습니다. 국민들의 눈물이 흐르는 고통의 현장을 온몸으로 체감했을 때 비로소 혁신의 길도, 민주당의 실력도 열릴 것입니다.”
 
 
‘당신과 나의 평화적 생존권’…>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 만들고파
그는 인터뷰 내내 노동자, 사회적 약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강조하며 “그들의 삶이 질적으로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는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사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선 이후 여러 분의 노동자들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들에게 이번 대선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목숨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그만큼 지금 우리의 노동자들은 절박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가 고조될수록 고용을 유지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사회에서 배제되는 집단을 줄여야합니다. 현재 국민들이 체감하는 양극화는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양극화와 불평등을 줄이는 것, 이는 노동자들의 안정된 고용과 소득을 보장할 때 가능합니다. 박근혜 당선자께 이 점을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의 의정활동 모토는 ‘당신과 나의 평화적 생존권’이다. 이는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닌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의 다짐이기도 하다. 그는 “기업은 노동자와, 인간은 자연과, 청년들은 밝은 미래를 꿈꾸며 살 수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곧 함께 사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새해인사치고 너무 어두운 이야기만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치가 제 역할을 분명히 해야 국민들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3년에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장하나 의원>
-1977년 6월 19일 출생
-제주여고 졸업
-연세대 철학과, 사회학과 졸업
-민주통합당 청년부분 지명직 최고위원
-現 제19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제주도당 대외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
     민주통합당 4대강조사특별위원회 생태환경소위원장
     제주시정발전포럼 녹색성장분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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