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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교양공감] 흥행에 성공한 만화 원작의 영화들

[공감신문 교양공감] 요즘 재밌는 영화들이 참 많다. 원래 영화계에서 2월까지를 비수기, 3월부터를 성수기의 시작이라 칭한다던가? 그 말 그대로, 팬들의 기대감이 높은 영화들이 지난달 말부터 앞 다퉈 개봉됐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헌데, 이 영화들의 리스트를 살펴보고 있자면 재미난 점이 있다. ‘리틀 포레스트’는 만화 원작이 일본에서 영화화됐던 전적이 있는 작품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레드 스패로’, ‘50가지 그림자:해방’ 세 작품은 소설이 원작이다. ‘더 포스트’는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고, ‘블랙 팬서’는 뭐, 말할 필요도 없이 만화가 원작이다.

원작이 일본 만화인 작품이 영화화되고, 그것이 국내에서 재차 리메이크된 작품 '리틀 포레스트'.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영화 장면]

개봉 예정작도 마찬가지다. 오는 8일 개봉되는 ‘툼레이더’의 원작이 무엇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아이, 토냐’와 ‘온리 더 브레이브’도 실화,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만화건, 게임이건, 실화건 이 이야기들은 모두가 다 ‘원작’이 존재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오리지널의 영화를 찾아보긴 그리 쉽지 않은 요즘이다. 심지어 소설이나 게임, 실화 등에 기반하지 않았어도 고전 영화를 리메이크하거나, 시리즈를 리부트하는 작품들도 많다. 그 중에서 오늘의 교양공감 포스트에서는 ‘만화 원작 영화’ 사례들에 주목해볼까 한다.

어… 음… 그게 말이죠… 만화는 그냥 만화로 내버려둬야 했던걸까요…? [진격의 거인 파트1 영화 포스터]

흔히들 ‘만화 원작은 성공 사례가 드물다’고 하는데, 요즘 마블 코믹스의 영화들이 연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만화 왕국으로 꼽히는 일본의 만화들도 실사영화화 되거나 CG로 영상화되는데, ‘전부 다’라고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개중에 상당한 흥행성적을 올린 작품들도 있다.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 시간에는 만화 원작 영화 중에서도 나름대로 준수한 성적을 거둔, 조금 후하게 쳐서 ‘성공적’으로 영화화된 작품들을 소개하겠다.


■ 올드보이 (2003)

원작 속의 '오대수(원작 명칭 고토)'는 다소 코가 컸답니다. [odyssey 캡쳐]

‘한국영화 역사상 최고의 작품’이라며 극찬을 받고 있는 이 영화 ‘올드보이’도 사실은 만화가 원작이다! 아마 의외로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셨을 듯 싶다. 그럴만한 게, 동명의 원작만화는 나름대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가 있었으나 그에 비해 유명세는 덜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명작 소리를 들었던 이 영화도 어느덧 10주년을 훌쩍 넘겼다. [올드보이 영화 포스터]

이 영화는 원작 속의 여러 부분을 싹 뜯어고치는 대 공사 끝에 200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쥐었으며, 해당 영화가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기까지 하는 등 많은 주목을 받았다.


■ 300 (2007)

박력 넘치는 원작 코믹스의 한 장면. [다크호스 코믹스 웹사이트 캡쳐]

이 작품은 동명의 그래픽 노블(미국 만화) 원작의 영화로, 원작 그래픽 노블 특유의 박력 있는 연출과 시각적 묘사 등을 잘 살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같은 작가의 작품 중 ‘신시티’가 이미 앞서 영화화된 바가 있으나, 300은 영상미와 액션 장면 등이 빼어난데다 각종 명장면, 명대사 등이 넘치면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됐다.

디스! 이스! 스팙하! [300 영화 포스터]

혹자는 이 영화의 여러 요소들을 두고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하지만, 작품 속 몇 가지 문제점들은 원작에서부터 있었기에 영화만의 문제는 아닐 듯 싶다. 어쨌거나 이 영화의 빼어난 영상미만큼은 부정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 20세기 소년 (2008)

이 캐릭터의 실사화는 엄청나게 쉽지 않았을까…? [20세기 소년 단행본 표지 이미지]

이 일본 만화 역시 과거에 대한 향수 등을 자극하면서 상당한 히트를 기록했던 작품이다. 그러나 다른 여느 일본 만화의 영화화 사례처럼 이 작품의 영화화가 언급됐던 당시에도 우려가 상당했다. 그런 우려도 당연한 게, 이 작품은 작중 배경이나 스케일이 상당히 방대했기 때문에 그것을 스크린으로 옮기긴 쉽지 않아보였다.

원작 만화의 캐릭터와 주연 배우들의 싱크로가 매우 적절했던 영화. [20세기 소년 영화 포스터]

하지만 만화 속 인물들을 거의 코스프레 수준으로 그대로 빼다 옮겨놓은 듯한 캐스팅이 신의 한수로 여겨졌고, 영화는 일본 내에서 상당한 흥행에 성공했다. 일본 외의 성적은 어땠냐고? 음… 다시 강조하지만 이 영화 시리즈는 일본에서 준수한 흥행성적을 거뒀다.


■ 바람의 검심 시리즈 (3부작)

보통은 이런 그림체의 만화를 영화화할 때, 외형 묘사에 지나치게 치중하다 원작재현 실패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바람의 검심 만화 장면]

아… 일본 소년만화의 실사영화화에 커다란 반감(혹은 실망감)을 지니고 있는 분들에게 이 작품의 영화화 소식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만화적 (액션)연출이 유난히 돋보이는 작품 치고 영화화돼서 좋은 결과를 거둔 사례가 없었을 뿐이거니와, 원작 만화 속 등장인물도 사실적인 극화체는 아니었기 때문.

영화 홍보 문구 그대로 스타일리쉬한 검술 액션이 돋보이는 수작이었다고 한다. [바람의 검심: 전설의 최후편 영화 포스터]

그러나 이 작품은 빼어난 액션 묘사와 더불어 ‘만화 원작 실사영화’ 특유의 여러 혹평 요소들을 자제하면서 ‘뚜껑 따 보니 수작’의 반열에 오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 설국열차 (2013)

프랑스 만화라니,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다. [Le Transperceneige 만화책 커버 이미지 / 아마존 캡쳐]

2013년 개봉한 ‘설국열차’는 프랑스의 고전 만화 ‘Le Transperceneige (Snowpiercer)’가 국내에서, 국내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사례다.

원작의 세계관을 차용한 전혀 다른 스토리라고 볼 수 있는 영화. 냄쿵민수의 박력이 돋보인다. [설국열차 영화 포스터]

다만 원작의 세계관을 차용했을 뿐인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며,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위트가 원작 속에 잘 녹아들었다는 호평도 받고 있다. 작품은 국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해외에서 특히 평단의 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기생수 (2014)

명작 만화로 이름을 알린 기생수, 영화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기생수 단행본 커버 이미지 / 아마존 캡쳐]

80년대 일본의 명작 만화 ‘기생수’가 실사 영화화된다는 얘기에 많은 원작 팬들이 걱정부터 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걱정들 중에서 특히나 인간의 신체에 기생하는 기생생물을 CG로 어떻게 표현해낼 것이냐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높지 않았나 싶다.

원작과의 차이점은 다수 존재하지만, 원작 재현은 물론이고 별개의 작품으로 놓고 봐도 상당히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기생수 영화 포스터]

그러나 개봉된 작품 속 기생생물들은 상당히 그럴싸했으며, 원작 속 그로테스크한 장면들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고, ‘오른쪽이’는 우리가 알던 그 오른쪽이와 비슷한 듯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 간츠: O (2016)

액션과 선정성 등 측면에서 파격적이고 호쾌한 연출을 보여줬던 만화, 간츠. [간츠 만화책 장면 / 간츠 위키]

앞서도 수차례 언급했지만, 일본 만화의 실사 영화화는 그리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사’에 연연하지 않고 CG를 택한다면? 어쩌면 이 작품이 좋은 선례가 되어, 앞으로는 ‘무리한 실사화’보다 CG 노선을 채택하는 작품들이 더 많아질지 모를 일이다.

실사화가 아닌 3D 애니메이션화라니, 정말 신의 한 수 아니었을까? [간츠: 오 영화 포스터]

간츠는 원작도 워낙에 인기가 많았기에 앞서 실사영화로 개봉된 적도 있었으나, 흥행은 실패한 축에 꼽혔다. 그러나 2016년 개봉된 이 3D 애니메이션은 이전의 애니메이션이나 실사영화에 비해 압도적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팬들이 후속작을 기다리게끔 만드는 데 성공했다.


■ 신과 함께-죄와 벌 (2017)

단순하고 정감가는 그림체,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로 호평받은 만화 '신과 함께'. [신과 함께 단행본 커버 이미지/지마켓 캡쳐]

사실 우리나라 만화(웹툰)의 영화화 시도는 이전에도 종종 있어왔다. 허영만 작가의 ‘타짜(2007)’는 그중 대표적인 사례이자 성공적인 사례로 언급할 만하다. 그러나 다른 많은 웹툰들의 경우 특별히 주목할 만한 성공 사례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원작 속 여러 요소들이 사라지거나 뒤바뀐데 대한 호불호가 갈리기는 한다만, 흥행 면에서는 성공을 거뒀다. [신과 함께: 죄와 벌 영화 포스터]

이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역시 주요 캐릭터의 과감한 배제, 줄거리 변경 등으로 온갖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막상 개봉해보니 원작 웹툰과는 확연히 다르면서도 여러 흥미로운 요소들이 추가되면서 준수한 흥행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 보다 많은 만화 원작 영화가 등장하길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에서 알아본 작품들은 비교적 성공한 축에 낄 수 있는 영화들이다. 그러나 만화를 원작으로 둔 영화는 정말 수 없이 많으며, 그 중에는 원작 특유의 매력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등 여러 이유로 ‘흑역사’쯤 취급받게 된 작품들 역시 많다.

"원작의 명성에 누를 끼쳤다"는 등 평가가 상당히 엇갈렸던 작품도 즐비하긴 하다만.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영화 포스터]

만화는 소설 등 다른 소스에 비해 영화화하기 까다로울 것이 틀림없다. 소설 등을 영화화할 때는 아무래도 시각적 요소를 창작자가 나름대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하지만 만화는? 창작자가 자의적 해석을 곁들이는 것도 물론 있을 수 있지만, 그 정도가 과할 경우 ‘원작 훼손’이라는 평가까지 듣게 될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오랜 명작의 경우, 원작의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창작자들은 참 많은 고심을 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원작의 중요 포인트를 변경하거나 배제했다가는 팬들에게 ‘천인공노할 나쁜 놈’ 취급을 받게될 수도 있다. 이는 비단 만화 원작의 영화화에만 해당되는 요소가 아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은 그야말로 감독의 열렬한 팬심이 잘 드러난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영화 포스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 원작의 영화들은, 아니, 소설, 실화, 게임 등 다양한 원작을 지닌 영화들은 계속해서 나온다. 혹자는 그런 재해석을 ‘소재 고갈’ 탓이라 여기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영화 ‘반지의 제왕’ 삼부작을 보셨는지? 피터 잭슨 감독은 원작 소설의 오랜 팬이었으며, 이 작품의 영화화는 그의 그런 열렬한 원작 사랑, 말하자면 ‘팬심’이 반영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사상 초유의 ‘덕질’은 “역대 영화사에 길이 남을 가장 완벽한 3부작 영화들 중 하나”라는 평가를 듣기에 충분하다.

아직 영화화될 수 있는, 영화화됐던 적 없던 만화는 무수히 많다! [photo by andrew subiela on flickr]

우리가 좋아하는 만화들은 참 많다. 때문에 우리는 화면 너머 웹툰 주인공, 꼬질꼬질해진 만화책 컷 안의 악당들이 살아 움직이는 장면을 보고 싶다. 비록 만화 원작 영화의 성공 사례가 드물다곤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최애캐’를 스크린 속에서 보고 싶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제작자분들에게 바란다. 여러분들의 팬심을 조금 더 담아서 빼어난 작품들을 영화화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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