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프리카 사업에 연간 70억 달러 이상 투자해…틸러슨 “협정 조건, 신중히 검토해야”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틸러슨 장관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중국의 자금을 받아들일 때 주권을 박탈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공감신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중국의 자금을 받아들일 때 주권을 박탈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 중인 틸러슨 장관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매년 중국은 아프리카 사회기반시설 사업에 연간 70억 달러 이상을 지원‧투자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최대 원조국이긴 하나 아프리카 수출액이 절반가량 감소한 상황이다. 현재 중국은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아프리카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섰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교역을 늘리고 기간시설을 이식하면서 세를 불리고 있다. 중국의 열차 기관사가 케냐 나이로비에서 현지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는 모습.

이날 틸러슨 장관은 “중국과 협정을 맺으면서 주권의 어떤 요소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협정의 조건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투자금이 아프리카로 들어가지 않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보통, 이러한 자금 조달 방법은 해당 국가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빠졌을 때 채무 불이행을 통해 해당 국가의 사회기반시설이나 자원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되는 방식으로 구축된다”라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대규모 지원, 투자로 미국의 영향력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미 아이티 등을 ‘거지소굴(shithole)’이라 비하하면서 아프리카에서는 반(反)트럼프 정서가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과 아프리카의 외교 관계가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순방의 첫 방문국인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틸러슨 장관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협정의 조건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제컨설팅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아프리카 경제 전문가 존 애쉬본은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뒤처지거나 중요한 지위를 잃고 있다는 인식에서 일부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많은 아프리카 현안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다”면서 “아프리카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전혀 관심의 중심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현재 틸러슨 장관은 아프리카 전역의 5개국인 에티오피아, 케냐, 지부티, 차드, 나이지리아 등을 방문하면서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테러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한 연설에서 틸러슨 장관은 “우리의 안보와 경제적 번영은 그 어느 때보다 아프리카와 직결돼 있다”라며 아프리카와 미국의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의도를 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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