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 균형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경기침체’…필요한 정부지원으로는 ‘사회안전망’ 꼽아

장시간 노동과 짧은 여가시간으로 인해 소상인들의 일과 삶의 균형 점수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감신문] 국내 소상인들의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점수가 매우 낮은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하루 10시간 넘게 노동하는 반면, 개인 여가시간은 1.7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700명의 소상인(자동차·부품판매업, 도매·상품중개업, 소매업, 음식점업 등 4개 업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진행한 ‘소상인 일과 삶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소상인들의 일평균 근무시간은 10.9시간이었다. 이는 개인 생활시간이 하루 평균 1.4시간인 것에 비해 7.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하루의 절반가량을 노동에 쓰고 있는 소상인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일과 삶의 균형도는 100점 만점에 41.8점에 불과했다. 

특히 60대 이상은 38.4점으로 40세 미만(48.4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일과 삶의 균형도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평균 8.3시간 노동하고 개인생활에 3.1시간을 사용하고 싶다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하루 평균 10.9시간을 노동하고 개인생활시간은 1.4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인들이 희망하는 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8.3시간으로 실제 일하는 시간보다 2.6시간 짧았다. 희망하는 개인생활 시간은 평균 3.1시간으로 실제 개인생활 시간보다 1.7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과 비교해 일과 삶의 균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67.1%의 응답자가 ‘변화 없음’이라고 답해, 삶의 만족도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서 ‘나빠졌다’는 응답은 29.1%였던 반면 ‘좋아졌다’고 답한 이들은 3.7%에 불과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위협하는 요소(복수응답)로는 내수불안 등 경기침체(72.9%)가 가장 많아 꼽혔다. 그 다음으로는 불안정한 수입으로 인한 경제적 여유 부족(60.4%), 장시간 노동(37.1%) 순으로 이어졌다. 

중기중앙회는 정부가 소상인 지원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소상인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복수응답)으로 사회안전망 확대(48.4%)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사업영역 보호(43.9%), 사업활성화 지원(38.1%), 노동시간 단축지원(28.7%) 등의 답변도 다수 나왔다. 

최윤규 중기중앙회 산업통상본부장은 “국내에는 생계형 자영업자가 많아 소상인의 일과 삶의 균형도가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며 “정부는 임대료 상한제와 같은 젠트리피케이션 대책과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등을 추진해 이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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