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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교양공감] 영화 속으로 떠나는 봄 나들이봄이 예쁘게 그려진 영화들

[공감신문 교양공감] 오전의 햇빛이 계란 후라이 위 그것처럼 노르스름하게 익어가고 있다. 실제 기온이 아닌, 햇빛이 만들어내는 색감만으로 온도를 느껴보자면 봄은 이미 완연하다.

안다, 알아. 아직 꽃도 피지 않았고, ‘쌀쌀’하다기엔 그보다 조금 더 춥다는 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옷은 한결 가벼워져가고 있고, 표정은 그보다 더 가벼워진 것 같다.

햇빛이 유난히 노랗게 익어보이는 계절, 봄이 왔다. [Photo by Joao Silas on Unsplash]

3월, 하고도 벌써 반이 지났다. 누군가는 ‘요즘 3월은 진정한 봄도 아니’라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라고 가슴이 싱숭하고 생숭하고, 아무튼 요동을 친다.

이제 곧 있으면(혹은 이미 벌써) 봄나들이를 떠나는 이들도 많아질 게다. 그러나 ‘미세먼지’란 원망스런 녀석이 그 봄나들이를 방해하고 나설 게다. 아마도 4월, 5월, 너무 덥지도 않고 너무 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가 이어지는 기간 내내.

이리도 좋은(좋아질) 날씨에 마음 놓고 바깥바람을 쐬기도 쉽지 않다는 게 아쉽다면, 영화 속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지난 가을 우리 교양공감팀이 소개해드렸던 ‘가을이 아름답게 그려진 영화들’처럼, ‘봄이 예쁘게 그려진 영화들’을 몇가지 꼽아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가을이 아름답게 그려진 영화들처럼, 이번에는 봄이 참 어여쁘게 그려진 영화들을 꼽아봤다.

참고로 지난번 포스트와 마찬가지로 작품 속에서 봄이 주요한 시간적 배경으로 등장하진 않을 수도 있겠지만, 또 대부분이 철 지난 영화들이겠다만 봄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들을 추려본 것이니 유념해주시길 바란다. 그럼, 아직 바람이 조금 차니까 적당한 외투 하나 들고 이리로 오시라.


※ 아래 작품들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돼있을 수 있다.

허니와 클로버 (2006)

건축학개론 (2012)

최악의 하루 (2016)

사이:여우비 내리다(웹드라마) (2014)


■ 허니와 클로버

봄내음 물씬 나는 영화 첫 번째 주자는 아오이 유우밖에 안보이는 그 영화, '허니와 클로버'다. [허니와 클로버 영화 포스터]

만화 원작의 이 영화는 제목, 소재, 주연배우 등부터 시각적 묘사까지 어느 것 하나 ‘봄’ 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다.

낡은 아파트에 모여 살면서 꿈을 좇는 가난한 미대생들, 그들의 눈부시게 빛나는 청춘은 이제 갓 새순이 돋아나면서 성장통을 겪는 봄을 닮아있다. 그래서일까, ‘봄’이라는 키워드에 어울리는 영화 추천에는 이 작품이 꼭 오르내리는 것 같다.

영화 속에서 사용되는 물감의 색 등도 봄을 연상케 한다. [허니와 클로버 영화 장면]

영화는 ‘그림’이라는 소재 특성상 온갖 알록달록한 색들이 눈을 즐겁게 하며, 특히나 독특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배우 ‘아오이 유우’가 맡은 ‘하구’ 역 캐릭터가 캔버스에 옮기는 색감이 봄과 잘 어울린다.


■ 건축학개론

스크린판 '벚꽃엔딩'으로 불리는 영화 건축학개론. [건축학개론 영화 포스터]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벌써 발표된 지 8년이나 지났건만, 아직까지도 봄만 되면 음원차트를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면서 ‘벚꽃좀비’라고까지 불릴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도무지 죽질 않는다고. 봄만 되면 죽었다가도 살아나는 곡이 바로 벚꽃엔딩이라면, 봄마다 회자되는 영화로는 ‘건축학개론’을 꼽을 수 있겠다.

이 영화는 갓 스물이 된 건축학도 ‘승민’이 ‘서연’을 만나고, 그녀에게 반하면서 서툰 첫사랑을 겪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너와 나, 우리, 아마 우리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이 영화 속에서도 두 사람의 첫사랑은 그리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주인공 승민은 서연에게 관심을 두는 경쟁자가 생기는 것을 지켜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 행동을 보이진 못한다. 그 과정에서 열등감이나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 실제 우리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아마 첫사랑을 겪어본 많은 이들은 그런 승민의 모습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첫사랑이나 봄이나, 달콤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건축학개론 영화 장면]

봄은 그리 달콤하고 따뜻하고, 낭만이 넘치기만 하는 계절은 아니다. 올해야 좀 덜하다지만 꽃을 시샘해 몰려온다는 꽃샘추위는 제법 춥다. 또, 낮과 달리 밤바람은 여전히 아릿하게 차다. 첫사랑도 그렇다. 태어나 처음 느끼는 감정에 아파보기도 하고, 서툴기에 더욱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 그야말로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딱 맞는다. 봄과 첫사랑이란 두 단어는 그래서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 최악의 하루

작중 배경도 여름, 영화 포스터 문구도 여름이라는데 왜 봄 추천 영화로 선정되는걸까? [최악의 하루 영화 포스터]

늦여름께를 계절적 배경으로 잡고 있는 이 영화도 어째서인지 봄에 검색량이 올라가고, 작년 봄부터 블로그 등에 ‘봄 추천영화’로 오르내리고 있다. 영화 포스터에도 ‘폭발직전의 여름로맨스’라 적혀있는 데 말이다.

영화 줄거리를 최대한 간결하고 스포일러가 되지 않게 줄여 설명해보자면 은희(한예리)가 하루만에 세 남자와의 ‘썸’을 겪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세 남자들은 각각 ‘오늘 처음 본 남자’,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 ‘오랜만에 마주친 구 남친’들이다. 크, 왜 제목이 ‘최악의 하루’인지 대충 짐작이 간다.

하루에 세 번의 썸은 좀 과하다… [최악의 하루 영화 장면]

주인공 은희, 그녀와 동행하는 세 남자들은 남산과 서촌 구석구석을 동행하는데, 영화는 이곳을 밝고 눈부시게, 어여쁘게도 담아냈다. 어쩌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나들이를 나서고픈 분들의 마음에 이런 골목길의 풍경들이 매력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봄마다 생각나는 것일지도 모른다(억지).


■ (웹드라마) 사이: 여우비 내리다

짧아서 아쉽다! 봄처럼… [사이: 여우비내리다 스틸 이미지]

25분 남짓한 길이의 짤막한 이 웹드라마는 ‘수업시간 그녀’, ‘금세 사랑에 빠지는’, ‘야채호빵의 봄방학’ 등으로 알려진 웹툰작가 박수봉의 단편 만화를 영상화한 작품이다. 이미 ‘박수봉’이란 이름 덕분에 예상하실 수 있듯, 이 작품은 그의 특유의 ‘봄을 닮은 정서’를 꽤나 달착지근하게 묘사하고 있다.

웹툰작가 박수봉의 작품이 원작이다. [사이 웹툰 장면]

이 작품은 외진 골목길 카페 주인인 남자와 그 옆집에 옷가게를 낸 여자, 두 청춘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봄처럼 마알간 여자와 마주친 남자는 그때부터 곧 여자를 의식하게 된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는 카페 앞 담벼락에 피어있는 꽃처럼 환하게 웃기만 한다.


■ 쏜살같이 지나가는 봄을 붙잡고

봄이나 가을은 좀 길었으면 좋겠는데, 겨울과 여름만 길어진다. [Photo by Tim Gouw on Unsplash]

언제부턴가 봄은 눈 깜짝할 새에 사라지는 계절이 됐다. 한결 누그러진 추위에 잔뜩 신이 나 ‘봄 코트를 꺼내 입어야지’ 했다가도 한낮에는 그마저 벗어버리게 된다. 그러다가 막상 해가 지고 나면 ‘왜 코트만 입었을까’ 후회하며 쌀쌀함을 느끼게 된다.

이 애매한 시기가 지날 무렵이면 벌써 봄이라 하기엔 날씨가 제법 더워지고, 우리의 소매 길이는 짧아진다. 그때부터는 ‘초여름’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계절로 넘어가는 게다.

미세먼지 가라앉기만 해봐라.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사방으로 나들이를 다닐테다! [Photo by Hon Kim on Unsplash]

그래서 그런지 봄은 언제나 아쉽다. 겨울의 기운이 남아있는 동안에는 추워서, 여름이 되고나면 더워서 밖에 나가기 걱정되는데, 봄은 너무 덥지도 않고 너무 춥지도 않아서 딱이거든. 그런데 앞으로는 기후 변화로 인해 봄과 가을이 더 짧아질 거란다. 제대로 즐겨보기도 전에, 지금보다 훨씬 더 쏜살같이 지나갈 거란 얘기다. 그래서 미세먼지가 더 많이 원망스러워지고.

이 좋은 계절이 빠르게 지나가는 게 아쉽기만 하다. 그런 아쉬움을, 봄내음이 가득한 영화로나마 달래보는 건 어떨까? 미세먼지가 가라앉을 때 까지만 잠시 영화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바깥 공기가 한결 쾌청해지면 빠르게 지나가는 봄을 만끽해보자.

    교양공감팀 | pjs@go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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