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약 유혈소탕 관련 조사 나서는 UN 조사단 질문에 "아무 대답 하지 말라" 지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소탕' 과정에서의 초법적 처형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나선 UN 인권조사단에 대해 막말을 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공감신문]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초법적 처형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또 다시 '막말' 논란에 휘말렸다. 

필리핀 현지 일간 필리핀스타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유엔(UN) 인권조사단에 대해 저속한 표현을 써가며 "악어에 던져버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필리핀 남부 잠보안가시 연설에서도 UN 조사단을 '바보들'이라거나 심각한 비속어로 지칭하는 한편, "UN 조사단이 여기(필리핀)에 오면 진짜 사람을 먹는 악어들에게 던져버려라"고 발언했다. 

또한 군에는 재차 "UN 조사단의 질문에 대답하지 말라"고 지시를 했다. 

최근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UN 인권 최고 대표와 두테르테 대통령은 언론을 통해 간접적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재차 조명된 그의 이번 폭언은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UN 인권 최고대표와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11월 한 UN 조사단원에 대해 저속한 표현을 써가며 "수작 부리지 말라"는 말로 위협했고, 최근 필리핀 정부는 다른 UN 조사단원 1명이 공산반군 조직원으로 알려졌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자이드 대표가 지난 9일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정말 수치스럽다"면서, "정신감정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자이드 대표의 발언에 발끈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폭언 수위를 더욱 높인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파격적인 막말 수위가 갈수록 심해져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우려와 비판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막말 대잔치'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그는 1989년 다바오 교도소 폭동사건에서 수감자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난 뒤 살해당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시장인 내가 먼저 (성폭행을) 했어야 했다"는 경악스러운 발언을 남긴 바 있으며, 이 발언을 비판하는 호주와 미국 대사에게 "입 닥쳐라"는 폭언까지 덧붙였다. 

또한 버락 오바마 미국 전대통령의 필리핀 인권침해 우려 의사에도 심한 욕설을 하면서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고 막말을 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 필리핀의 정상회담이 전격 취소된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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