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놓고 갑론을박 반복...정봉주, 프레시안과 법적공방 준비 중

정봉주 전 의원이 자신을 겨냥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감신문] 서울시장에 출마를 염두하고 있는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미투(Me Too) 고발에 휩싸이면서 인터넷 언론사 프레시안과 연일 성추행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다.

프레시안은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12월 23일경 기자지망생이자 나꼼수 지지자로 알려진 A씨를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정 의원은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이용해 프레시안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최초 프레시안은 A씨로부터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당했다는 제보를 받은 후 내용을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복당과 서울시장 출마를 미루고 9일 반박 보도자료를 냈다.

정 전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저는 12월 23일 해당 호텔룸에 간 사실이 없고, 호텔룸에서 A씨를 만나지 않았다”라며 “A씨를 성추행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프레시안이 보도한 날짜에 해당 호텔룸에서 그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12월 22일 대법원 판결을 받은 이후부터 23일까지 행적을 시간대별로 소개하는 등 A씨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봉주 전 의원과 인터넷 언론사 프레시안 간 미투 진실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프레시안은 최초 정 전 의원이 기자지망생인 A씨에게 성추행 의혹을 불러 일으킬만한 언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프레시안 로고]

정 전 의원이 해명을 하자 프레시안은 당시 A씨가 남자친구에게 성추행 피해를 설명한 이메일을 공개하는 후속보도로 맞대응 했다. 공개된 이메일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목된 날짜로부터 2주 뒤 작성된 것으로 성추행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공개된 이메일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A씨에게 “네가 마치 애인 같다, 어디 언론사 전형을 진행 중이냐, 성형을 해줄 수 있다”라는 말을 했고 헤어지기 전 마지막 포옹 후 입맞춤을 했다.

다만 이메일에는 성추행당한 날짜를 12월 24일로 기록돼 있어 논란이 일었다. 당초 A씨가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한 날이 12월 23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프레시안은 A씨가 날짜를 헷갈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축했다.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 팬클럽 ‘정봉주와 미래권력가들’ 카페지기로 활동한 ‘민국파’라는 인물 인터뷰를 통해 공세를 강화했다. 민국파는 인터뷰에서 “2011년 1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정 전 의원과 같이 있었고, 차로 정 전 의원을 렉싱턴 호텔(성추행 의혹 장소)로 데려다줬다”고 진술했다.

정 전 의원은 다시 보도자료 통해 프레시안 인터뷰 보도에 반박했다. 그는 “저는 A씨를 호텔에서 단둘이 만난 사실이 없다”며 “민국파라는 사람은 카페지기 중 한 명으로 본인의 직업이 있는 사람이지 저를 수행하는 사람도 아니고 23일 저와 함께 있지 않았다”고 보도에 정면으로 맞섰다.

13일 프레시안 홈페이지에 실린 정 전 의원 주장에 대한 반박 기사. 프레시안은 이날 정 전 의원이 카페지기 민국파와 2011년 12월 23일 만나지 않았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프레시안 홈페이지 캡처]

이에 프레시안은 13일 오전 ‘모든 일정을 함께한 내가 23일만 없었다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정 전 의원이 민국파와 함께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프레시안은 기사에서 민국파는 “시기별 카페지기는 한 명밖에 없는 게 당연하다”라며 “당시 내 직업은 전도사였고 주중에 시간이 자유로웠기에 정 전 의원과 거의 같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와 25일 크리스마스 당일도 교회 출석을 포기하고 정 전 의원을 수행했던 내가 평일인 23일 수행하지 않았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과 프레시안 간 끝이 보이지 않는 미투 진실공방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 전의원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면서 사건은 법적공방까지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정 전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프레시안 보도는) 서울시장 출마선언 1시간 반 전 성추행 의혹보도로 국민과 언론을 속게 기획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정정보도와 사과가 없으면 프레시안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성추행 의혹 보도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증거를 공개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프레시안은 성추행 의혹 기사를 4차례 보도하는 동안 시간과 장소, 성추행 행위 등 내용이 계속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프레시안은 최초 성추행 날짜를 23일로 보도한 후 24일에서 다시 23일로 정정했다. 장소는 호텔룸에서 로비 레스토랑, 룸 식당,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룸으로 성추행 행위는 ‘키스를 하려 했다’에서 ‘키스를 했다’로 다시 ‘얼굴을 들이밀었다’로 표현이 바뀌었다.

정 전 의원과 프레시안 간 진실공방이 법정공방까지 비화되고 있다. 양측 모두 반박에 반박을 무는 모양새를 보이지만, 상대방을 한 번에 제압할 수 있는 비수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전의원 측이 신속하게 보도에 대응하고 있기에 최초 의혹을 제기한 프레시안은 이번 사건을 매끄럽게 마무리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만일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못한다면 진실을 보도해야 할 언론으로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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