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촉 독극물, 극소수 사람들만 보유한 물질…피격 가해자 처벌해야"

아프리카 순방을 마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스크리팔 부녀 피격 사건' 배후에 러시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신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달 초 영국에서 일어난 '스크리팔 부녀 피격 사건'의 영국 정부 조사 결과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프리카 순방을 마친 틸러슨 장관은 자신의 전용기에서 스크리팔 부녀 피격사건에 사용된 독성물질에 대해 "분명 러시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에게 알려진 이 물질은 널리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보유한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지목한 것이다. 

러시아 출신의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은 영국 MI6에 협조한 뒤 영국으로 망명해 살다가 지난 4일 자신의 딸과 함께 독극물에 중독돼 쓰러진 채 발견됐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캡쳐]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쓰러진 채 발견된 사건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한 뒤에 나왔다. 

메이 총리는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 사건에 사용된 신경작용제가 70~80년대 러시아에서 군사용으로 개발된 '노비촉(Novichok)'으로 밝혀졌다고도 설명했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미국 정부가 영국의 이번 조사 결과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고, "국가 행위자가 그런 위험 물질을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외국의 공공장소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한 게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독살 명령을 내린 책임자들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조처를 하자는 데 메이 총리와 뜻을 같이했다고도 부연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 정부가 영국에서 스크리팔 피격 사건 당시 군사용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것을 알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데일리메일 캡쳐]

또한 그는 이 발언 전에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과의 통화를 갖고, 해당 사건 조사 내용을 논의한 이후 "매우 우려스럽다"고도 말했다. 

지난 4일 발생한 스크리팔 부녀 피격 사건은 전직 러시아 출신 스파이였다가 영국 정보기관 MI6에 협력한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야 스크리팔(33)이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앞에서 독성물질에 중독된 사건이다. 

한편, 스크리팔 부녀 발견 당시 이들 외에도 경찰관 1명과 인근 시민 18명 등이 독성물질에 중독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리팔 부녀는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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