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소득 20%는 자녀·부모 생활비 지원…“수면연장과 저성장으로 인해 더블케어 늘어나”

한국의 5060세대 중 34% 이상은 더블케어 상태에 놓여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국내 50~60대 세대 3가구 중 1가구는 성인 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들은 한 달 소득의 20%가량을 자녀와 부모를 부양하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미래에셋연구소는 지난해 12월 4~22일 성인 자녀를 두고 있으며 양가 부모님 중 한 분 이상이 살아있는 국내 만 50~69세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13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응답자 가운데 34.5%(691가구)가 성인 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더블케어’(Double Care)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모만 모시는 이들은 27.8%, 성인 자녀만 돌보는 이들은 18.7%였다. 둘 다 지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8.9%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더블케어가 늘어나는 이유로 수면연장과 저성장을 꼽았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연구소는 이처럼 더블케어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로 수면연장과 저성장을 들었다.

윤치선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제도가 1988년에 시작된 탓에 당시 이미 50세 이상이었던 이들은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결론적으로 지금의 5060세대에게 노부모 부양문제는 상당수가 겪는 현실이 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저성장으로 인해 독립이 늦어진 성인 자녀까지 더해져 둘을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더블케어 상태에 놓이는 이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더블케어 가구 중 절반 이상인 52.0%(359가구)는 자녀와 노부모 모두에게 생활비와 목돈 등의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있었다.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면서 노부모를 병간호하는 가구는 24.7%(171가구),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노부모 생활비지원 및 병간호를 모두 하고 있는 가구는 23.3%(161가구)로 각각 집계됐다.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측정하기 위해 자녀와 노부모 모두에게 다달이 생활비를 지원하는 491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소득은 579만원으로 이중 78만원은 자녀에게, 40만원은 노부모에게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블케어 중인 이들은 한달 소득의 20%가량을 자녀와 노부모에게 생활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월평균 소득의 20.4%(118만원)를 자녀와 노부모에게 생활비로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심현정 연구위원은 “5060세대의 평균소비성향이 70%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계 유지에 필요한 소비지출을 제외한 나머지의 상당 부분을 더블 케어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위원은 “수명연장과 저성장이라는 거시적인 환경변화가 개인들을 어쩔 수 없는 더블케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피할 수 없다면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특히 부모님의 병간호비 문제는 대안을 마련해놓지 않으면 가정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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