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서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 열려..여야 4당, 빙상연맹 적폐청산에 공감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및 간사 의원들 주최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불거진 빙상계 적폐 근절을 위한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노웅래 의원

[공감신문] 지난달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개막식부터 폐회식까지 평창올림픽은 겉보기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대회 이면에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보여준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암묵적인 적폐가 존재했다.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및 간사 의원들 주최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불거진 빙상계 적폐 근절을 위한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빙상연맹 적폐는 대회 기간 선수들의 훌륭한 기량과 국민의 환호 속에 가려져 있었을 뿐 올림픽 시작 전부터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예로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지난 1월 16일 조 모 대표팀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후 선수촌을 이탈했다.

빙상연맹 엄중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홈페이지]

많은 논란 중 대회기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에서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노선영 선수를 전력으로 추월하면서 불거진 ‘왕따 논란’은 국민의 분노를 샀다. 분노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졌고 최단기간 60여만명 동의라는 역대급 지지를 받으면서 청와대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빙상연맹을 비롯한 체육계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인 관련 기관과 정부의 행동에 일침을 가하며 통탄했다.

안 의원은 이날 “스포츠맨십과 동떨어진 모습을 올림픽에서 보이면서 국민들의 청원이 60만여명을 넘어섰는데도 정부와 빙상계는 아무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의 청원을 무시하는 건지 정말 통탄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은 적폐를 바로 잡으라고 명령했는데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빙상연맹도 그렇고 체육계도 그렇고 아무런 응답이 없는 게 참 신기하다”며 “국회에서 이런 토론회까지 열어야 할 지경이 된 게 유감스럽다”고 토로했다.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발언 중이다.

안 의원은 “이같은 자리에 빙상연맹 회장, 부회장이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빙상연맹은 참 이상한 단체”라며 “빙상연맹이 토론회 이후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외부에서 메스 칼날이 들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빙상계가 가진 여러 문제를 되짚어 보기 위해 관계자들을 만나 본 결과 현 빙상연맹 집행부를 해체하고 새로운 집행부를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라며 “공평한 새 집행부를 구성하는 게 문제해결의 시발점이다”라고 역설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여야 4당 의원들은 당을 초월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안 의원과 같은 논조로 빙상연맹의 반성을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은 “팀플레이에서 선수의 기량을 포함해 화합이 굉장히 중요한데, 조직 내 문제로 선수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스포츠로 하나 되는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서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이 발언 중이다.

국회 교문위 위원장인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은 “평창올림픽의 화려함 속에 빙상연맹으로 일어난 행정착오, 파벌논란이 국민의 공분을 샀다”라며 “매번 반복되는 빙상연맹의 적폐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 역시 “토론회를 발판삼아 빙상연맹이 성숙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영린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는 빙상연맹이 가진 문제점 원인으로 ▲특정인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 ▲의사결정 과정 투명성·공정성 미흡 ▲무능한 행정 ▲지도자 및 선수 관리 부실 ▲불공정한 경기 관행 등을 꼽았다.

정 교수는 “빙상연맹이 혁신하기 위해서는 조직운영 행정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불공정한 경기관행을 청산해 시대에 맞는 스포츠 가치를 지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서 정영린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가 '빙상계 무엇이 문제인가, 혁신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제 중이다.

앞서 논란의 중심이 된 노선영 선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가장 큰 문제는 메달 획득만 추구하는 연맹 체계에 있다. 모든 선수들은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수년간 피와 같은 땀을 흘렸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빙상연맹이 각성하고 메달이 아닌 선수가 중심이 되는 단체로 거듭나길 바란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