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 “환경 정화 위해 폐쇄 공식발표할 것”…현지 주민, 생계문제로 재고 요청

필리핀 정부가 보라카이섬의 환경정화를 위해 6~9월 섬을 일시 폐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 휴양지인 필리핀 보라카이 섬이 환경문제로 잠정 폐쇄될 전망이다.

14일 신화 통신은 필리핀 정부가 보라카이 섬의 환경 정화를 위해 오는 6~9일 일시 폐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키 알레그레 필리핀 관광부 차관은 관광업체와 보라카이 섬 호텔 측에서 비수기인 이 시기를 추천한다며 일시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레그레 차관은 “공식 발표는 이달 말을 전후해 보라카이 섬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가까운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보라카이 섬은 세계적인 여행 잡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가 실시한 '세계 최고 30개 섬' 부문에서 1위로 뽑힌 바 있다.

당국의 기초 조사에 따르면, 보라카이 섬은 많은 시설물이 하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 등 환경법규를 위반하고 있다. 습지 9곳 가운데 5곳은 불법 건축물로 인해 파괴되기도 했다.

필리핀 관광부는 지난달 26일 보라카이 섬 호텔과 리조트에 새로운 인가를 내주는 것을 6개월간 중단한 바 있다. 

지방 위원회 측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보라카이 섬 전면 폐쇄 계획을 재고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환경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경제적인 타격, 실업 문제 등 생계와 관련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보라카이 섬에는 2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2016년보다 16%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관광산업 매출은 연간 560억 페소(한화 약 1조17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두테르테 대통령은 “보라카이 섬은 시궁창”이라고 말하며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하지만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로이 시마투 환경부 장관에게 환경규제를 따르지 않는 업체들에 환경오염 문제에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인 적 있어 섬이 전면 폐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필리핀 남부 디바오 시에서 열린 한 비즈니스 포럼에서 “보라카이 섬은 시궁창”이라며 “6개월 안에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라카이 섬 해변이 각종 하수, 쓰레기로 오염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더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지 않을 시기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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