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반대에도 "통로 막는다"며 전용용기 선반에 올리라 지시…항공사측 "깊은 책임 느껴" 사과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여객기에서 반려견 질식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함 / photo by ayrshire james on flickr]

[공감신문] 작년 '좌석 초과 예약'을 이유로 기내에서 탑승객을 폭력적으로 퇴거시키며 논란을 빚었던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다시금 비난을 받게 됐다. 

시카고 트리뷴, 미국 NBC 방송 등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전날 휴스턴에서 출발해 뉴욕으로 비행하는 유나이티드 항공 1284편 여객기에서 반려견 질식사 사고가 발생했다. 

매체들은 사고를 당한 반려견주가 소형 운반 용기에 반려견을 넣어 좌석 아래에 두려고 했으나, 승무원이 기내 통로를 막는다는 이유로 반려견을 좌석 위 짐칸으로 옮겨야 했다고 보도했다. 

질식사한 반려견은 프렌치 불독 종으로, 선반에서 전체 3시간 30분 가량을 갇혀 있었다고 전해졌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함 /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그러나 한 승객은 애초에 이 소형 운반 용기가 좌석 아래에 들어갈 수 있도록 고안됐으며, 소유주도 처음에는 반대 의사를 표하다 결국 지시에 따랐다고 전했다. 

짐칸으로 올려진 프렌치 불독은 30분 이상을 짖어댔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전체 3시간 30분 가량을 기내 선반 안에서 갇혀 있었다. 

또 다른 탑승자 매기 그레밍거는 "비행이 끝나고 나서 그 여자 주인은 강아지가 숨진 것을 보고 기내 복도에 앉아 큰 소리로 울었고, 주변의 승객들도 완전히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언론들은 선반 내 산소 부족으로 인해 해당 반려견이 질식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 사고 이후 즉각 사과 성명을 냈다. 항공사 측 대변인 매기 슈메린은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였다"며, "반려동물을 좌석 위 짐칸에 올리도록 해서는 안 됐다.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사건을 목격했다고 밝힌 탑승객 매기 그레밍거는 비극적 사고라면서, 피해를 입은 가족들을 돕고싶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인스타그램 캡쳐]

또 "반려견을 선반에 올리도록 한 승무원을 면담하는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반려견 소유주 가족의 항공료 전액과 반려동물 동반 탑승을 위해 지불한 요금(약 200달러) 등은 이미 환불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항공사 측은 정확한 폐사 원인 파악을 위해 해당 반려견의 부검을 요청한 상태다. 

NBC 방송은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미 연방 교통부 자료를 인용해 작년 미국 항공기 내에서 발생한 동물 사고 통계를 함께 전했다. 방송 측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이러한 사고는 모두 24건이 발생했으며, 이중 18건이 유나이티드 항공 사고였다.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이번 사건에 앞서서도 자이언트 토끼를 화물칸에 적재하고 운항하다가 토끼가 폐사하자 주인 동의 없이 이를 화장시켜 제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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