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지난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갈등으로 불거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해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중국 영화제에 한국 영화들이 초청된 것이다.

19일 베이징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다음 달 15일부터 열리는 제8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 연상호 감독 애니메이션 ‘서울역’, 홍상수 감독의 ‘그 후’‧‘클레어의 카메라’,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가 상영작 목록에 포함됐다.

오는 22일 열리는 베이징 영화제는 약 500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한국 영화는 영화제의 주요 시상 부문인 천단상(天壇奬) 부문에는 초청되지 못했다. 

한국영화가 다시 영화제 상영 목록에 오르면서 영화계에도 중국발 ‘훈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국과 중국은 사드 문제 등으로 양국 간의 관계가 경색되면서 한국 영화는 중국에서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단 한 편도 개봉하지 못했다.

중국으로의 수출도 급감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펴낸 ‘2017년 주요 15개국 한국영화 완성작 수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 중국 수출액은 317만2200달러(한화 약 34억원)로 전년의 703만 7540달러보다 54.9% 급감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촬영된 중국영화도 없었다. 2016년에는 한국에서 총 13편의 중국영화가 촬영됐으나 한한령 이후 한국 로케이션을 고려했던 중국영화, 드라마들이 계획을 취소한 것이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한한령 완화 조짐이 조금씩 나타났다. 

VFX(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 덱스터는 지난해 12월 중국 기업과 2건의 시각 특수효과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또 중국 완다 파크에 65억원 규모의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박해진‧공유‧윤아 등 한류스타들이 중국 잡지에 잇따라 표지모델로 등장했으며, 박해진은 4월 초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내 영상채널인 ‘박해진V+’ 개설을 할 예정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아직 한한령이 풀렸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러운 단계”라며 “다만, 작년보다는 조금씩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베이징영화제 마켓에서 별도 부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한국영화 출품작이 없어서 부스를 마련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부스를 차리고 수출입 상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군함도’의 배급사인 CJ E&M 측은 “지난 주말 영화제 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 등은 영화제 참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