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인터뷰서 “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 안보동맹 조치로 바람직하지 않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에 대해 안보동맹에 대한 조치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공감신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가 안보를 근거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 탓에 국제 통상체계와 미국 경제 둘 다 망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을 만나기 위해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가 안보동맹에 대한 조치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철강 관세를 통한 국제적 논란이 북한과의 획기적 핵합의를 이뤄내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력에 해롭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타이밍이 나쁘다”며 “그 조치가 북핵 문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공조에 나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알루미늄 수입의 안보 영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한다고 밝혔다.

FT는 이날 강 장관의 비판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중요한 외교정책 목표들 사이에 형성된 긴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강 장관은 ‘관세 인상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앞둔 한국과 미국 정부의 공조가 악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글쎄, 도움은 안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시장의 철강 과잉생산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는 압력까지 받는 한국은 철강에 대한 쌍방면세를 추진하고 있음을 전했다. 

강 장관은 “더 넓고 포괄적으로 논의하자면 이것은 미국의 안보동맹에, 특별히 지금 이 시점에 할 일은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을 해임하고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새 국무장관으로 지명했다.

미국 국무장관 교체 건과 관련해서는 “외교적으로 약간의 틈이 생기겠지만 차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을 해임하고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새 국무장관으로 지명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난다면 미국 행정부 내에 군사대응 목소리가 커질까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한반도에 또 다른 전쟁은 있을 수 없다. 우리 입장은 그 점에 대해 절대적으로 명확하다”고 답했다. 

또 리비아 독재자이던 무아마르 카다피처럼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 다른 지도자들의 운명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를 단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다피 정권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개발하고 있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리비아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지지를 받는 공습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물음에는 “가설로는 좋은 질문”이라고 답변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