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유지하되 강도 낮춘 방어훈련으로 진행...남북·북미대화 의식한 듯

20일 국방부는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으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을 내달 1일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감신문] 한미는 내달 1일부터 연례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전개한다. 훈련은 최근 남북·북미 대화를 의식한 듯 규모는 유지하되 강도는 낮춘 ‘로우키’(Low-key·억제된) 방식으로 진행된다.

20일 국방부는 “한미 국방장관은 올림픽 정신에 기초해 일정을 조정했던 연례 연합연습을 4월 1일부터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유엔군 사령부는 연습이 방어적 성격을 가진 연례연습이라고 북한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기간을 고려해 미룬 훈련은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연습이다. 키리졸브는 실제 기동을 최소화한 지휘소연습(CPX) 방식으로, 독수리연습은 실제 장비와 병력을 투입하는 실기동연습(FTX)으로 진행된다.

국방부는 연합훈련이 예년과 비슷하게 진행된다고 했으나, 일각에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강도가 많이 낮아졌다고 평가 중이다. 실제 내달 1일부터 실시하는 독수리 연습은 한 달간 진행된다. 이는 지난해 대비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이 12일 동해상의 한국작전구역(KTO)에 모두 진입해 우리 해군 함정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하는 모습

특히 올해 키리졸브 훈련은 미군 전략자산 없이 진행된다. 이는 예년 실시한 한미훈련과 배치된다. 지난해 훈련의 경우 미군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B-1B 전략폭격기 등이 한반도에 대규모 투입됐다.

국방부는 훈련기간 언론공개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군은 미군 전략자산 훈련모습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당시 북한은 한미연습을 ‘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공개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이같이 연합훈련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이유는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움튼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기간 남북은 도발행위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또 남북은 북한 예술단, 선수단 올림픽 참석, 대남·대북특사 파견 등을 통해 교류를 확대했다. 그 결과 남북은 4월 말쯤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열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현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5월경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약속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부터)

한편, 북한도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한미연합훈련의 성격을 이해해, 훈련기간 3국 관계에 흠이 날 만한 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연기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오는 4월부터 예년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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