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혼인율 역대 최저치, 평균 초혼연령 남녀 모두 전년대비 증가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청년들이 지난해에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pxhere/CC0 public domain]

[공감신문] 청년실업률과 집값 모두 고공행진을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작년 평균 초혼연령은 어김없이 상승했고,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는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21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7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가 32.9세, 여자가 30.2세로 전년보다 각각 0.2세, 0.1세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1.8세, 여자는 2.2세 높아진 것으로, 지난 10년간 결혼을 늦추는 여성이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남녀간 평균 초혼연령 차이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남녀간 평균 초혼연령 차이는 2006년 3.2세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에는 2.7세까지 줄어들었다. 

지역별로 보면 남자의 초혼연령이 가장 높은 곳은 33.4세로 나타난 서울과 제주였고, 여자의 경우 31.2세의 서울이었다. 반면, 충북은 남녀 모두 초혼연령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의 초혼연령은 남성이 32.3세, 여성은 29.6세였다. 

전체 혼인건수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30대 이상의 비중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pxhere/CC0 public domain]

혼인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만혼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체 혼인건수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30대 이상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혼인 가운데 20대 후반(25~29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21.6%에 그치며, 2007년 조사 당시 34.0%에 달했던 것과 선명한 대조를 보였다. 

반면 이 기간 30대 초반의 혼인 비중은 34.1%에서 37.1%로 늘어난 데 이어, 30대 후반의 혼인 비중은 13.0%에서 18.2%로 커졌다.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비혼현상도 지표상에서 관찰됐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6만4500건으로 전년대비 6.1%(1만7200건) 감소했다. 이 같은 혼인 건수는 1974년(25만9600건) 이후 4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간 혼인 건수 감소세는 2012년 이후 6년째 계속되고 있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관련 지표 집계가 시작된 1970년 이래 최저치인 5.2건을 기록했다. 

조혼인율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pxhere/CC0 public domain]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구구조적인 면에서 30대 초반인구가 전년대비 약 5.6% 감소했고, 20대 후반의 청년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전세가격지수도 전년대비 상승하면서 혼인건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결혼을 하고 2년 정도 지나면 첫째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은데 2016~2017년 모두 결혼건수가 5% 이상 감소해 2~3년 후에 첫째아 출산율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를 뜻하는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 2.0건 이후 20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이혼 건수 역시 전년대비 1.2% 줄어든 10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혼인 가운데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는 77.9%로 집계된 데 이어 모두 재혼인 경우는 11.7%였다. 성별로 보면 여자의 재혼비율은 남자(15.8%)보다 다소 높은 17.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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