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술상의 문제 지적하며 자율주행 기술에 의문 제기

[공감신문] 전문가들이 우버 자율주행 차량의 보행자 충돌 사고 당시 운전자가 인간이었더라면 보행자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의견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이 우버 자율주행 차량의 보행자 충돌 사고 당시 운전자가 인간이었더라면 보행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란 의견을 제기했다.

블룸버그 닷컴이 23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사고영상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당시 사고영상을 검토한 교통사고 감식 전문가들은 사고 시각이 밤 10시로 어두웠지만, 보행자가 갑자기 차도에 뛰어든 게 아니라 빈 차로를 자전거를 끌고 건너 이동한 상황임을 들어 우버 자율차량의 감지장치들이 보행자를 알아채지 못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10년 이상 교통사고 상황을 분석해온 웩스코 인터내셔널의 재커리 무어는 “일반적인 인간 운전자라면 제때 보행자를 알아채고 반응해 브레이크를 밟음으로써 그 보행자의 약 8피트(2.4m) 앞에서 차량이 멈췄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율주행 차량을 연구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법학 교수인 브라이언트 워커 스미스는 "문제 차량에 탑재된 레이저광 레이더와 일반 레이더는 당연히 보행자를 탐지해서 정지 물체가 아닌 것으로 분류했어야 했다"며 기술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우버의 자율주행차량은 약 4초간 주행하다 자전거를 끌고 차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치었다.

스미스는 영상만으로 사고 전모를 알 수는 없다고 전제했으나 “영상이 우버 자율주행체제의 결함과 운전자 주의 태만이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말했다.

우버 차량은 약 4초간 자율주행을 하다가 보행자를 치었다. 영상에는 보행자가 정상적인 보행 속도로 몇 걸음 걷는 장면이 포착됐으며, 차량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거나 회피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자율주행 기술 분석가 마이크 램지는 “이 상황은 감지장치들이 탐지에 실패했거나, 차량의 결정 프로그램이 차량을 세울 이유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량이 아무 반응을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우버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된 레이저광 레이더는 최소 100m까지 탐지하고 주간보다 야간에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이 아닌 인간 운전자였다면 사고를 막을 수도 있었을 거라 주장했다.

사망 보행자가 영상에서 자전거를 끌고 길을 건너는 모습이 우버 차량의 전조등 빛에 드러난 시간은 충돌 직전까지 약 ‘2초’다.

스미스는 "이 시간은 인간 운전자의 평균적인 반응 시간과 유사하다“며 ”영상이 당시 시야를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라면, 전방을 주시한 운전자라면 최소한 운전대를 좌우로 틀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시도라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지 경찰들은 충돌 영상을 검토한 후 보행자가 갑자기 차량 앞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어떤 주행 방식이었더라도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 설명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경찰의 주장이 전문가들의 분석과 배치되는 점을 지적했다.

무어는 “차량 대시보드 카메라(블랙박스) 영상은 인간 운전자들의 눈보다 취약하다”면서 “사고 영상에선 보행자가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면 이 영상보다 보행자를 더 잘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숀 알렉산더도 인간 운전자였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무어의 의견에 동의했다. "인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면 그 제동 시간 동안 보행자가 시간을 벌어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현지 경찰은 성명을 발표하고 과실 책임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검찰이 조사를 끝마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찰들은 충돌 영상을 검토한 후 보행자가 갑자기 차량 앞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어떤 주행 방식이었더라도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 발표했다.

사고 영상엔 또 인간 보조운전자가 약 10초 동안 아래를 보고 있다가 영상이 끝나기 1초 직전에 고개를 들어 깜짝 놀라는 장면도 나온다.

마이크 램지는 "보조운전자가 제대로 앞을 보고 있었더라도 자율주행체제가 상황에 맞춰 대응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 즉각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언제 컴퓨터의 자율주행에 개입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워싱턴대의 로봇과 인공지능 전문 법학 교수인 라이언 칼로는 아직 결론을 내리긴 이르지만, 영상으로 볼 때 충돌이 불가피했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 우버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카메라는 보행자를 제때 감지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왜 레이저광 레이더마저 보행자를 감지하지 못했나? 왜 자율주행 프로그램은 보행자가 계속 길을 건너갈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전국안전협회(NSC)의 데버러 허스먼 회장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게 거의 없다"며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이 투명하게 이뤄지고 광범위하게 공유돼야 이번 사고로부터 배우는 게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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