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한국당 '조국 장관 임명' 두고 좁힐 수 없는 입장 차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감신문] 전지선 기자=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선택한 압박 대응은 ‘삭발 릴레이’었다.

지난 11일 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조국 사퇴’를 외치며 지난 삭발 릴레이의 첫 주자로 나서자 그 뒤를 이어 15일 황교안 대표가 삭발식에 동참했다.

이 후 16일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18일에는 이주영 의원, 심재철 의원이 삭발 투쟁을 이어갔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조국 장관 임명을 두고 이같은 선택을 감행한 것에 대해 여당은 ‘비판’으로 맞섰다.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야당들은 황 대표의 삭발을 두고 “민생을 저버리고 정쟁에만 골몰한 처사”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금은 장외투쟁과 단식, 삭발로 분열과 혼란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챙겨야 할 시점"이라며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의 쓴소리에 눈과 귀를 닫는 정쟁을 반길 국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도 "머털도사도 아니고 제1야당 대표가 머리털로 어떤 재주를 부리려는 건지 알 길이 없다. 이왕 머리를 깎은 김에 입대 선언이라도 해서 이미지 탈색을 시도해봄이 어떨까"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당의 삭발을 ‘정치쇼’라고 표현하며 정청래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황 대표로 인해 머리 깎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겠구만. 그럼 나경원은?”이라고 글을 올리며 한국당의 ‘식발 릴레이’에 대한 강한 반감을 전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팻말을 들고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황 대표, 이주영 국회부의장, 심재철 의원.

여당과 일부 야당이 한국당의 삭발 릴레이에 대해 '무시'가 아닌 강도 높은 비판을 한 것으로 볼 때, 사실상 황 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의원들의 ‘삭발 릴레이’가 한국당의 조국 사퇴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주는 것에 불을 붙여준 셈이다.

한국당이 삭발 투쟁으로 국민들에게 조국 임명에 대한 공분을 동조하는 것에 도움을 청했다면 민주당은 “정쟁보다는 민생이 중요하다”며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1야당 대표의 삭발 소식을 듣고 황 대표에 대한 염려와 걱정의 뜻을 전달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수보회의가 끝나자마자 강 수석을 불러 황 대표의 삭발과 관련한 염려와 걱정의 말씀을 전달했고, 강 수석은 바로 황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에게 전화해 '국회로 직접 가서 만나 뵙고 대통령의 뜻을 전하겠다'고 했지만 '만나지 않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한국당의 삭발 릴레이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투쟁보다는 ‘대화’였다.

한편, 한국당의 삭발 릴레이는 아직 진행 중이다. 오는 19일에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울산 롯데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삭발 투쟁에 참여하겠다고 뜻을 밝힌 바 있다.

조국 장관 사퇴를 두고 여당과 야당이 입장을 좁히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 일정 역시 장기적으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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