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00개 외식업체 중 77% “최저임금 적용 후 경영상태 악화”…종업원 수 평균 0.9명 감소
[공감신문] 올해 이례적으로 높게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된 후 전국 외식업체 10곳 중 8곳은 메뉴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들어 경영상태가 악화했다는 곳은 4곳 중 3곳꼴이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전국 외식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 그 결과를 담은 ‘최저임금 적용 2개월 국내 외식업 영향조사’를 26일 발표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외식업체 가운데 77.5%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 적용 이후 현재까지 경영상태가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이들 업체의 지난 1~2월 월평균 매출액은 작년대비 12.1% 감소한 데 이어 영업이익 역시 같은기간 30.1%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 업체 가운데 80.4%는 앞으로도 경영상태가 악화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기존 인력을 단축시키는 움직임도 관찰됐다. 지난해 평균 2.9명이었던 종업원 수는, 올해 평균 2.0명으로 31.9%나 감소했다.
최저임금 인상 적용 이후인 올해 1~2월 종업원 1인당 월평균 근로시간은 전년대비 13.1% 감소한 데 반해, 종업원 1인당 인건비는 3.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영업시간과 종업원 고용시간을 단축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1인당 인건비 상승폭(3.7%)이 최저임금 인상폭(16.4%)에 확연히 미치지 못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조사를 담당한 서용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단기적 결과이긴 하지만 정부가 당초 목표했던 ‘실질임금 상승’과 ‘일자리 창출’에 최저임금 인상이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메뉴 가격을 인상한 업체는 24.2%로 이들의 평균 인상률은 9.7%에 달한다.
앞으로 메뉴 가격을 인상할 예정인 업체는 78.6%였으며, 이들은 기존 가격보다 평균 18.4% 더 올릴 것이라고 답했다.
서 수석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인건비 상승이 매출 감소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인건비 상승이 감원 혹은 고용시간 단축을 야기해 매출 감소에 간접적으로 작용했을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을 내놨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업원 인건비와 임차료, 식재료비, 배달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이 인상됨에 따라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