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청년 고학력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때,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현상도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원을 구하지 못한 사업체의 일자리 3분의 2는 학력을 따지지 않거나 고졸 학력을 요구하는 직무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적극적인 구인활동을 했음에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 종사자 5인 이상 사업체의 ‘미충원 인원’(외국인 제외)은 8만559명에 달했다. 

이 같은 미충원인원 가운데 약 26.0%는 경력·학력·자격증 유무를 따지지 않는 ‘직능 수준 1’에 해당했으며, 39.9%는 1년 미만의 현장경력, 기능사 혹은 이에 준하는 자격, 고졸 수준의 업무 능력이 요구되는 ‘직능수준 2-1’이었다. 

결국 5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일손을 못 구한 자리의 66.0%가 다섯 단계의 직능 수준 가운데 가장 낮은 2개 등급의 직무인 셈이다. 

이외에 학력을 기준으로 전문대졸이 필요한 ‘직능 수준 2-2’는 18%, 4년제 대졸 또는 석사가 필요한 ‘직능 수준 3’ 15.2%, 박사급 인력이 필요한 ‘직능 수준 4’는 0.8%였다. 직능 수준이 오를수록 미충원 일자리 비중은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의 학력은 직무 수준보다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실업자 중 전문대졸 이상의 고학력자 비율은 48.5%였다. 청년층(15~29세)에서는 58.0%, 25~29세는 70.2% 등으로 고학력자 비중이 더 컸다.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해보면, 미충원 일자리 가운데 청년들이 취업할 만한 곳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어있는 일자리가 있긴 하지만, 상당수가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어떤 직종에 어떤 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맞춰 교육 등의 인력 공급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하지만 정부는 빈 일자리 중에서도 좋은 일자리가 많다는 입장이다.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300인 미만 사업체의 빈 일자리는 약 20만1000개인데, 이 가운데 10만6000개가량은 “비교적 괜찮은 일자리”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는 현재 비어 있는 일자리와 비어 있지 않더라도 구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 달 이내에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자리를 ‘빈 일자리’로 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