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P 오르면 취약차주 이자부담 1.7%P ‘껑충’…대출액 82.7조, 66%는 ‘비은행권’ 대출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가 15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감신문]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가 1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들 5명 중 1명은 연 소득에서 40% 넘는 돈을 이자를 갚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가 1% 오르면 이들의 이자부담은 1.7%P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9일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에 제출한 ‘금융안정상황’에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취약차주는 작년 말 기준 149만9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만3000명 늘어났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8.0%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들의 대출액도 전년대비 4조2000억원 늘어난 8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취약차주의 대출은 66%가량이 비은행권에서 이뤄졌다.

한은은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이면서 7~20등급의 저신용자이거나 소득 하위 30%의 저소득자를 취약차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세 가지 기준 모두에 부합하는 취약차주는 총 41만8000명으로, 이들의 대출액은 12조7000억원에 달한다. 

대체로 신용등급이 낮은 취약차주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대출비중은 비은행금융기관에서 66.4%였고, 은행은 그의 절반 수준인 33.6%였다. 

2금융권 가운데서는 상호금융(26.2%), 여신전문금융회사(15.5%), 대부업(10.2%) 순으로 큰 비중을 나타냈다. 

한은은 연소득에서 이자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인 ‘이자 DSR’을 기준으로 계산, 차후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취약차주의 이자 상환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체 대출자의 이자 DSR은 9.5%다. 여기서 이자가 100bp(1bp=0.01%) 가정한다면, 이자 DSR은 10.9%로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소득에서 이자를 갚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이 1.4%P만큼 늘어난다는 것이다.

금리인상시 취약차주일수록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차주일수록 부담은 더 커진다. 대출금리 100bp 상승시 취약차주의 DSR은 1.7%P 상승하는 반면, 비취약차주의 상승폭은 1.4%P로 더 낮았다. 

금리가 200bp 상승하면 전체 차주의 이자 DSR은 12.3%, 취약차주는 27.8%가 되고, 500bp 상승시에는 전체 차주 16.4%, 취약차주 31.9%가 된다. 금리가 높게 상승할수록, 취약차주의 부담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취약차주 가운데서도 이자 DSR이 40% 이상인 고DSR 차주의 비중은 작년 말 기준 19.5%였다. 취약차주 5명 중 1명은 이자를 갚는 데 소득의 40% 이상을 쓰고 있단 의미다. 만약 대출금리가 100bp 상승하게 되면 이들의 비중은 21.8%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