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꺾인 것”…아파트 거래량 급감 이어 전세수요도 9년만에 최저치

서울 부동산 시장이 이달 들어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재편됐다.

[공감신문] 서울 부동산 시장이 이달 들어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돌아섰다.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보다 내놓은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9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항 조사결과를 보면, 이달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수우위지수는 94.8로 집계되며 3개월 만에 기준점 100 아래로 떨어졌다. 

매수우위지수는 부동산중개업체 3000여 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아파트 매도자와 매수자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많은지를 확인해 산출해내는 지수를 가리킨다. 지수 범위는 0~200으로 기준점인 100을 상회하면 매수자가, 하회하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1월 1일 98.8을 기록한 뒤로 11주 연속 기준점을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 그 기세가 꺾이게 됐다. 

주택시장이 매수자 우위로 돌아섰다는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도자가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2006년 12월을 101.2를 기록한 뒤 약 10년 동안 기준점을 밑돌았다. 2012년에는 한자리 수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집값 상승 전망이 좋아지면서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18주 연속, 지난해 5월부터 7월 말까지 11주 연속으로 기준점을 넘겼다. 

지역별로 매수우위지수를 보면 이달 2일 기준 서울 강북 14개구가 95.7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기준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강남 11개구는 93.7로 역시 1월 1일(82.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서울보다도 한참 낮은 45.5를 기록했다. 

보통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다는 기대가 있으면 매수수요가 늘어나면서 매도자가 힘을 얻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만들어진다. 매수자 우위시장이 됐다는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아파트 거래량도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매매거래지수는 17.9로 작년 11월 6일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거래량 감소는 예견된 일이었다. 이달부터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최대 60%의 양도세를 부과하는 다주택자 중과세 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전세시장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물량 과다 논란이 계속됐던 전세시장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서울지역의 전세수급지수는 2일 111.3으로 2009년 3월 23일(109.2)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을 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 대비 공급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0~200범위에서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낮을수록 수요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 역시 2009년 2월 23일(98.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02.0을 기록했다. 신축아파트의 준공이 늘어나면서 공급량도 급증한 탓이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8만6000가구로 199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역시 44만2000호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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