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수면은 성장인 동시에 엄마에겐 휴식…아이와 엄마들에게 ‘꿀잠’ 선사할 것”

니나노컴퍼니 김선지 대표.

[공감신문]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임신을 한 뒤 휴직을 했다가 출산 이후에도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있다.

보통 그런 여성들은 끝내 복직하지 못하고, 심지어 이직도 쉽지 않은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는 자신의 분야에서 대단히 높은 성과를 냈거나 쌓아온 경력이 길더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일’이다.

그렇게 결혼과 출산을 한 여성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일을 하고 싶어도, 기업에서 그들의 고용을 지속해주지 않으니까. 또는 채용하지 않으니까. 분명 임신 소식을 전했을 때는 모두가 축하했겠지만, 정작 이어 벌어지는 일들은 어째서인지 ‘패널티’인 것만 같다.

경력 단절 여성. 이른바 ‘경단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꽤나 오래 전의 일이다. 니나노컴퍼니의 김선지 대표 역시 그런 경력 단절을 겪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런 상황에서 그저 낙담하며 앉아만 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다음은 니나노컴퍼니 김선지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니나노컴퍼니를 설립하게 된 계기를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육아의 고충을 직접 겪은 김선지 대표는 아이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모두에게 '꿀잠'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니나노컴퍼니 제공]

10년간 영상제작 분야에서 일해 왔다가 결혼을 하면서 잠시 동안 경력이 단절됐다.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주어지질 않았다. 그러면서 ‘이럴 바에는 차라리 내가 직접 원하는 회사를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회사를 만들게 됐다. 그것이 유아용품 브랜드 ‘니나노컴퍼니’다.

 

Q. 왜 하필 유아용품인가?

우선 당장 나부터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워킹맘으로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유아 수면교육’이었다.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2시간 간격으로 깨고 자고를 반복하는데, 적어도 1년간 엄마들은 쪽잠을 잘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봤고, 아기의 편안한 잠을 돕는 유아수면제품을 개발해 아기와 엄마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

 

Q. 현재는 어떤 제품들을 갖추고 있는지?

니나노컴퍼니의 '코자아기침대' 이미지. [니나노컴퍼니 제공]

우선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뛰어난 안정성으로 역류가 심한 아기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코자(COZA) 프리미엄침대, 납작머리증후군을 방지하는 베개헤드, 장기간 사용해도 굳어지거나 부스러기가 생기는 현상이 덜한 코지폼 제품들이 있다. 이 코지폼을 활용한 층간소음 놀이매트를 울산과학기술원(UNIST)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니나노컴퍼니 제품들은 현재 고급산후조리원 청담동 헤리티지에 입점돼 있다. [니나노컴퍼니 제공]

또한 아기 피부에 닿는 모든 원단을 국제오가닉 OSC인증을 받은 100% 오가닉 코튼만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니나노컴퍼니의 제품들은 고급산후조리원 청담동 헤리티지에 입점돼 있는 상태며, 차더앤샵 입점을 통한 프리미엄 제품의 오프라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Q. 니나노컴퍼니만이 지닌 브랜드 강점을 꼽아보자면?

2016년 말레이시아 수출 관련 미팅 중인 니나노컴퍼니 임직원들과 말레이시아 무역사절. [니나노컴퍼니 제공]

우리는 R&D 기술개발 인력이 있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인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기업이다. 기존 소비재를 제작해 파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장에 없었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다.

 

Q. 아동용품 제조업체로서 출산율 저하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전략인가?

물론 출산율이 낮아지는 추세인 것은 맞지만, 고급화 시장은 성장세다. 프리미엄급 제품인 코자 아기침대는 개발 전부터 수출을 목적으로 준비한 제품이며, 고급화된 제품으로 기존과 다른 차별성을 보이면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본다. 

올해엔 이 아기침대에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시킨 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영유아 수면패턴을 빅데이터화 해 아기 성장에 필요한 수면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계획이 있다.

이밖에 유아용품 뿐 아니라 유아용 콘텐츠 개발 업무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직을 살려 아이들이 좋아할 동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한다.

 

Q. 니나노컴퍼니 경영에 있어서 특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아이템 개발 이후 제품 양산을 위한 제조공장을 찾는 것이 가장 난관이었다. 공장 측에서 원하는 수량대로 제품을 생산하기에는 자금적 한계가 있었고, 소량으로 생산라인을 구축해줄 수 있는 공장을 찾아야 했다.

서울국제소싱페어 바이어상담 모습. [니나노컴퍼니 제공]

결국 첫 생산 수량을 맞추기 위해 완제품 출시 직후 곧바로 해외 수출을 위한 바이어 미팅에 나섰다. 다행히 피드백을 수렴해 발주를 받아 OEM생산으로 첫 생산 수량을 맞추게 됐다. 이런 문제점들을 겪으면서 보완점을 찾아낼 수 있었고, 올해부터는 국내판매처를 고정적으로 확보했다. 또, 해외 수출도 계속해나가기 위해 지속적인 바이어 매칭 중인 상황이다.

당연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각 나라별로 선호하는 제품의 특징이 모두 다르다.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일종의 나라별 맞춤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긍정적 반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경단녀’ 과정을 겪으면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특별히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들었는데?

경력이 단절된 아이엄마들이 원한다면 계속해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채용 시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동일한 조건이라면 그런 분들을 위주로 채용하는 편이다.

또, ‘워킹맘’이 된 이후에도 자녀들에게 소홀해지지 않도록 지원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차츰 줄여나가고 있다. 우리의 일은 사무실 책상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니나노컴퍼니에 맞춰진 업무진행 플랫폼을 갖출 수 있다면 근무시간 단축도 가능하리라 본다. 현재 니나노컴퍼니는 하루 근무시간을 7시간 30분으로 맞춰 지키고 있으며, 우선은 6시간 근무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체 플랫폼으로 업무를 공유하고 있다.

 

Q. 니나노컴퍼니의 향후 목표와 비전을 들려달라

니나노컴퍼니는 유아용품 뿐 아니라 동영상 콘텐츠 개발 등도 계획하고 있다. [니나노컴퍼니 제공]

니나노컴퍼니는 현재 1차 소비재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다. 그러나 앞서 소개했듯, 유아전문 동영상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도 하고 있으며, 올해 중으로 제품과 기술을 융합해 보다 편리한 제품을 개발하고자 한다. 

“아기의 수면은 성장이며, 엄마의 휴식과 같다”는 우리 브랜드를 대표하는 카피문구다. ‘통잠’, ‘꿀잠’, ‘푹잠’ 등을 핵심 키워드로, 아기와 엄마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미 짐작 가능한 대목이지만 니나노컴퍼니의 ‘니나노’는 판소리에서 창을 할 때 신난다는 표현으로 쓰이고, 또 태평가의 후렴으로도 쓰였던 ‘늴리리야 니나노’의 그 니나노다. 김선지 대표는 “제대로 놀면, 전설이 된다”는 다음 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의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이 좋아하고 또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면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인터뷰 준비 도중 잠깐의 틈에 업무를 보고 있는 김선지 대표.

김선지 대표는 경력 단절, 육아의 고충 등을 직접 겪었다. 자신이 불편을 겪었던 일에 대해 ‘이렇게 개선됐으면 좋겠다’, ‘이렇게 해보면 조금 더 편해지겠다’라는 생각이 커졌다. 그런 생각들을 구체적으로 사업화하고, 마침내 자신의 경력을 지속해나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될 이들에게도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