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미중 무역전쟁·원화강세, 국내 저물가 기조·실업난 등이 경기성장 발목 잡아

[공감신문] 한국은행이 또다시 연 1.50%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국내의 부진한 고용상황 등이 경기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안팎으로 경제 불안정이 심화돼 금리 인상 시기는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국내의 부진한 고용상황 등이 경기성장의 발목을 잡으며 기준금리가 또 다시 연 1.50%로 동결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작년 11월 연 1.25%에서 1.50%로 0.25%p 인상한 후 세 번째 동결이다.

이날 금리 동결은 금융시장에서 널리 예상된 결과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초 연임 취임사를 비롯해 여러 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발언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서로 공격을 주고받으며 긴장 수위를 높여왔다.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된다면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중간에 끼어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연계된 원화강세 분위기도 경제주체들을 불안하게 한다. 원화강세는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되며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원-달러 환율이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외환시장은 미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미국이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를 밀어붙여서 한국 외환당국의 손발을 묶고 원화강세를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인상이 더해지면 부채질을 하는 셈이 될 수 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다.

금리 결정의 중요 척도인 물가상승률도 계속 하향세를 보이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가로막았다.

1분기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1.3%로 2016년 3분기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째 이어지고 있는 1%대 저물가 기조다. 이는 한은의 상반기 전망치 1.5%보다도 낮은 수치다. 현재 내수 경기 회복세가 더디다는 신호다.

고용은 '쇼크' 수준이다. 3월 실업률은 동월 기준으로 17년 만에 최악이었고 취업자수 증가폭도 11만2000명에 그쳤다.

가계빚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뇌관'이다. 가계빚의 증가 속도는 좀처럼 늦춰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차기 인상시점은 하반기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이 총재의 연임 직후 시장에서는 5월 인상설이 힘이 받는 듯 했으나, 각종 하방요소에 잠잠해진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외환시장은 미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기대되는 변수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다. 해결 국면에 접어든 중국의 사드배치 관련 보복조치가 완전히 해제되면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청년실업과 지역경제 지원을 위한 3조9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긍정 요인으로 전망된다.

남북 정상회담과 이후 북미 정상회담도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다만 아직은 예측이 조심스러운 단계이고, 플러스보단 마이너스 요인이 많아 금리 인상을 예단하긴 어렵다.

이번 금통위는 함준호 금통위원의 마지막 금리결정 회의였다. 함 위원은 지난 2014년 5월 13일 취임해서 이주열 총재와 임기를 거의 같이 했다. 그는 다섯 차례 금리를 내렸고, 작년 11월 한 차례 금리를 올렸다. 

함 위원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은 안팎에서는 지난번 총재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 중에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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