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2020년이면 중국 영화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당국의 심의검열은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중국 광명(光明)망은 신문출판광전총국 집계를 인용, 작년 영화 티켓 판매액수가 총 559억1100만 위안(약 9조5479억원) 규모로, 전년에 비해 13.5% 확대됐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 영화산업의 발흥이 시작된 2012년과 비교하면 227%나 늘어난 것이다. 당시 중국 영화시장의 규모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시장으로 발돋움했지만, 1위인 미국시장의 25% 수준에 불과했다. 

이후 중국은 세계 영화시장의 성장을 이끌면서 미국과의 시장 격차를 줄여나가는 한편, 일본과의 차이는 더욱 확대시켰다. 2016년 들어 중국 시장은 미국의 70%, 일본의 3.3배 수준으로 커졌다. 

중국 당국은 2020년이면 중국 영화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영화 인프라 설비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영화관의 스크린 개수는 5만776개로 2012년보다 3.87개나 늘어났다. 스크린 수로만 따지자면 이미 미국을 넘어서 세계 최다국이 된 것이다. 

광명망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말까지 총 20개 국가와 영화 공동제작 협정을 체결했으며, 중국 영화업계도 미국 할리우드의 6개 영화제작사와 밀접한 협력 채널을 구축해뒀다. 

그러나 중국 영화시장은 이 같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화 콘텐츠의 다양성 부족과 제작환경의 통제, 당국의 심의검열 강화 등이 질적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산업의 진흥관리 정책을 정치적 잣대에 맞춰 판단하다 보니 영화의 자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중국 영화시장의 양적 확대도 당국이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애국주의 영화 붐에 힘입은 바가 크다. 작년 대흥행을 이끌어낸 애국주의 영웅영화 ‘전랑(戰狼)2’를 비롯한 중국산 영화의 박스오피스는 301억400만 위안으로 전체 티켓판매액의 53.8%를 차지했다. 

올해도 할리우드식 상업적 재미를 더해 애국심을 자극하는 영화 ‘홍해작전(紅海行動’이 중국 영화가를 휩쓸었다. 

여기에 기존 광전총국이 맡았던 영화산업 관리가 당 중앙선전부로 이관되려는 움직임이 나타남에 따라 통제는 더욱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영화의 수입 통제는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불거진 이후 3년째 한국영화를 한 편도 수입하지 않고 있다. 한국영화들은 대부분 중국 현지 온라인 다운로드 사이트 등을 통해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