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청약 양극화 현상이 수도권 분양시장 내에서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와 대규모 입주물량 등으로 인기 지역 내 단지에만 수요자들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해마다 서울과 경기·인천 사이 청약경쟁률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과 경기·인천 간 청약경쟁률 격차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한 2008년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4년 이후부터는 2배 이상 벌어졌다. 

이는 경기·인천 지역은 아파트 분양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요가 분산된 반면에, 서울에서는 청약 인기지역으로 꼽히는 강남권 주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분양에 나서면서 청약수요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1분기 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경기·인천보다 5배 넘게 높았다. 서울은 평균 25.8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경기·인천은 5.41대 1에 그쳤다. 

서울은 올 1분기 분양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에 더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114의 설명이다. 

이 기간 수도권 전체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8.62대 1을 기록한 가운데, 청약 결과는 단지와 지역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금융결제원의 ‘아파트 투유’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수도권에서는 총 34개 단지가 분양됐는데 이중 23개 단지는 청약 순위 내 마감됐지만 11개 단지는 미달로 종료됐다. 

서울 영등포구에 들어서는 당산센트럴아이파크는 79.1대 1, 경기 용인시 성복역 롯데캐슬파크나인은 39.5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경기 연천군의 한 분양단지는 307가구 모집에서 청약 신청자가 단 5명에 불과했다. 

지난 3월 분양된 경기 안산시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도 2순위까지 평균 0.45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고, 지난 1월 분양된 경기도 부천시의 아파트는 0.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인해 앞으로도 수도권 분양시장 내 지역·단지별 청약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114 임병철 책임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는 재건축 단지, 역세권 아파트, 택지개발지구 물량이 분양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지가 좋거나 분양가격이 저렴한 곳은 수요가 몰리며 높은 청약경쟁률이 예상되는 반면, 수도권 외곽지역 등 입지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곳은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