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인류의 역사는 전쟁이라는 반석 위에 세워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지도의 국경선은 모두가 저마다 크고 작은 전투가 있었다는 흔적이고, 나라마다 각기 다른 문화 역시 역사 속 숱한 전쟁들이 남겨놓은 상흔일 수 있다. 그런가하면 기술적 측면에서는 또 어떤가? 전쟁 그 자체의 참혹함은 차치하고, 경쟁적인 전쟁 무기 개발이 과학 기술의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은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무수히 많은 전쟁을 벌려왔다. [civil war battle america /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비단 국가와 국가 간의 무력 충돌만을 뜻하는 ‘전쟁(戰爭)’ 말고도, ‘다른 의미의 전쟁’ 역시 지금의 세계를 만드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이 벌이는 경쟁도 말이 ‘경쟁’이다 뿐이지, 흡사 전쟁과 다름없는 아비규환이다. 그들은 경쟁사의 제품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회를 엿본 뒤 타사 제품을 가차 없이 공격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비도덕적인(때로는 불법적이기까지 한) 수단을 무기로 사용한다.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면서 무역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대립 역시 총성과 폭력이 없을 뿐이지 전쟁통이다. 그러니 ‘무역전쟁(trade war)’이란 말을 쓰는 것이고. 이렇듯 우리를 둘러싼 세계 곳곳은 크게, 작게, 나름의 명분이 있건, 아님 지극히 사소한 이유에서건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알아채지 못했을 뿐 그 전쟁터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부엉이도 찍먹이란다! [그림 : YAMS /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오늘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풀어낼 작정이길래 ‘전쟁’이란 키워드를 끌어들였느냐고? 이번 공감신문 교양공감 포스트에서 다룰 내용은 다름 아닌 ‘부먹 vs 찍먹’ 등을 비롯해, 이와 유사한 각종 논쟁들에 관한 것이다. 주제에 비해 서두가 너무 거창하지 않느냐고? 그건 모르는 말씀이다. ‘부먹파’와 ‘찍먹파’가 온라인상에서 벌이는 갈등은 흡사 전쟁통과도 같아 보인다.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서 먹느냐, 아니면 찍어서 먹느냐를 가지고 인신공격은 물론이요, 아귀다툼이 벌어지더라.

여러분은 부먹인가? 찍먹인가? 어느 정도 과장과 농담도 섞여있긴 하지만, 여러분의 대답에 따라 ‘니편’과 ‘내편’이 갈릴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식의 ‘음식 먹는 방법’으로 빚어지는 갈등들도 제각각 허풍 조금 보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아무리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다”지만, 그래도 먹을 때의 즐거움은 간과할 수 없는 법.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자.

 

※ 부먹과 찍먹의 대립 등은 사실 실질적인 갈등이나 대립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인터넷 놀이문화(vs놀이)에 가깝다. 나름 진지한 체 콘셉트를 잡아봤을 뿐이니 과하게 몰입해 타인의 취향을 비방하진 말아주시길.

 

■ 탕수육은 부먹? 찍먹?

전쟁 발발 전, 폭풍전야와도 같은 고요감이 맴도는 어느 식탁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탕수육을 주문하면 튀긴 돼지고기와, 그것에 곁들여 먹을 소스가 함께 배달된다. ‘따로’. 사실 배달문화가 발달하기 이전에는 중국 요리점에서는 탕수육과 소스를 함께 볶아 내오거나, 소스를 부어 내왔다. 만약 중국 요리점에 직접 방문해서 먹는다면 지금도 그러하다. 따라서 어찌 보면 ‘부먹파’가 원류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배달 음식은 그 특성상 볶아먹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니, 그와 흡사하게 소스를 부어먹겠다는 논리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이것에서 시작된다. ‘원래 소스를 부어 먹는 것’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탕수육 그릇에 소스를 쏟아 부어버리면, 그때부터 찍먹주의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게 되는 것.

찍먹주의자들은,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버리면 곧 눅눅해지기 때문에 바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이들을 배려하지 않는 처사라고 주장한다.

탕수육을 소스에 찍어먹는 '찍먹주의자'들은, 배달이란 환경에 적응하고 현실과 타협하며 변화를 모색하는 진보주의자들이라는 분석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아무리 ‘볶먹’을 따르는 ‘부먹’이 원조에 가까운 형태라 하더라도, 결국은 조리 이후 배달되어 오는 과정에서 이미 한 차례 눅눅해진 탕수육에 소스까지 붓게 되면 그 눅눅함이 더욱 심해진단 얘기다. 심지어 찍어먹는 방식은 중간에라도 소스를 부어버릴 수 있지만, 애초에 처음부터 ‘부먹’을 해버리면 찍어먹는 방식으로 변경할 수가 없다. 붓는 순간부터 식탁 위의 탕수육은 비가역적(돌이킬 수 없으니) 탕수육이 돼 버린다!

그런가하면 '부먹주의자'들은 '요리 본연의 의도'와 전통대로의 먹는 방식을 고수하는 보수주의자랄 수도 있는 것 아닐까?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찍먹파들의 반발에 대한 부먹파들의 재반발 역시 나오고 있다. 대체로 탕수육은 1인 1메뉴가 아닌, 모두가 함께 먹는 음식이기에 소스를 찍어먹게 될 경우 위생적이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부먹파들은 여러 사람의 젓가락이 하나의 소스 그릇에 들락거리는 것이 비위생적이라며, 농담 조금 보태 “극혐”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부먹vs찍먹의 끝없는 대립. [디시위키 캡쳐]

물론 이에 대한 반발 역시 존재하나, 그것까지 언급할 경우 끊임없는 반박과 재반박의 무한루프에 빠지게 된다… 어쨌거나 부먹파와 찍먹파 모두가 나름의 논리를 내세우고 있으며, 그런 양측의 논리가 모두 그럴싸하다는 점만 알아두자. 간단하게 요약해보자면, 부먹파는 탕수육을 먹게 되는 과정보다 먹는 방식과 전통, 요리 과정 등의 명분을 중시하는 이들이고, 찍먹파는 배달이라는 환경적 한계에 순응하고 적응해, ‘바삭함’이라는 실리를 챙기는 이들이라 할 수 있겠다. 명분과 실리의 충돌! 그건 역사 속에서도 숱하게 등장해왔다.

그래서 여러분은 어느 쪽? 부먹이라고? 그래, 알겠다. 다시는 보지 말자(농담). [tvN 식샤를 합시다 포스터 이미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이 대립에서 ‘해결책’을 자처하는 의견들 역시 존재한다. 식사 자리에 모인 모두의 의사를 묻고 이를 취합한 뒤, 소스를 붓던가 그대로 두던가 하라는 이른바 ‘민주주의’ 의견, 탕수육의 튀김옷 종류에 따라 다르게 선택하면 된다는 ‘튀김옷 구분법’ 의견, 소스를 반반 나눠 반은 붓고 반은 찍먹파들에게 주라는 ‘솔로몬식 해결책’ 등등. 어쨌거나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구” 소스를 그냥 들이 부어버리는 건 지양해야 할 태도인 게 확실해 보인다.

앗… 아앗… 바삭함이 죽었습니다. ▶◀ [MBC 무한도전 장면]
'찍먹충'이냐, '부먹충'이냐로 싸우지 말자. 차라리 의견을 묻지도 않고 멋대로 부어버리는 사람을 질타하자! 부들부들. [MBC 무한도전 장면]

음… 교양공감팀도 하나의 해결책을 생각해보겠다. 탕수육을 1인분으로 파는 것은 어떨까? 작은 그릇에 담아서, 각자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먹을 수 있게. 헉, 소름 돋았다. 나 혹시 되게 천재적인 돼지 아닐까…?

 

■ 라면 끓일 때, 면부터 넣을까? 스프부터 넣을까?

뺏어먹는 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와~ 인성 어디감? [pxhere/creative commons cc0]

한국인이 ‘밥심’으로 산다지만 밥만큼, 어쩌면 밥보다 자주 먹는 것이 바로 인스턴트 라면일 게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라면은 우리에게 참 보편적인 음식이고, 가격도 저렴해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조리법도 간단해 불만 다룰 줄 안다면 누구라도 끓일 수 있다.

"물 X신아" 드립도 이젠 닳고 닳아서 재미없으니 자제요.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그 간단한 조리법을 한번 되짚어보자. 적당한 냄비에 물을 500ml, 550ml 가량 붓는다. 그러고 나서 물이 끓을 때까지 기다린 뒤에 면과 스프를… 어라? 라면 끓이는 물에 면부터 넣어야 했던가, 스프부터 넣어야 했던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면이 먼저냐, 스프가 먼저냐’에 앞서 물부터 넣으라고 다그치는 이들도 있지만, 물은 뭐 당연히 먼저 넣어야 하는 것이니 굳이 짚진 않겠다.

하긴 면이고, 스프고, 나발이고 간에 물부터 안 넣으면 이렇게 되겠다만.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대부분의 인스턴트 라면 겉봉지에 적혀있는 조리법은 ‘면과 분말(스프), 건더기 스프를 같이 넣고’라고 뭉뚱그려 설명한다. 때문에 과거엔 면이 먼저냐, 스프가 먼저냐에 대한 결정은 오로지 취사선택에 불과했다. 이전까지는 각자가 나름의 방식대로 라면을 끓였으리라. 그러나 별 것 아닌 것만 같았던 이 문제가 불과 몇 년 전부터 갑자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스프부터' 파는 스프가 물의 끓는 점을 낮춰서, 물이 더 빨리 끓고 그로 인해 맛이 좋아진다고 주장한다. 아, 침고이는 비주얼이다. [public domain picture/cc0 public domain]

우선, 스프부터 넣어야 한다는 쪽의 의견부터 들어보자. 냄비 속 물에 라면스프를 넣으면, 물의 끓는점이 올라가 라면이 더 빨리 익고, 이로 인해 맛이 한결 좋아진단다. 또, 육수를 우릴 때처럼 스프부터 끓이고 난 뒤 면을 넣어야 더 맛있다는 의견 역시 있다. 뭔가 그럴싸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면부터' 파는 면과 스프의 조합을 우선시한다. 스프부터 넣어서 얻는 이득은 사실상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wikimedia 캡쳐]

반대로 면부터 넣어 끓이고, 그 위에 스프를 붓는 게 더 맛있다고 주장하는 이들 역시 있다. 이들은 스프를 먼저 넣어서 물의 끓는 점이 올라가더라도, 그것이 유의미한 맛의 향상을 보여주진 못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끓는 면 위에 스프를 붓고 난 뒤 저어주면 면에 스프가 잘 배어들어 라면이 한결 맛있어진다고.

자, 사실 이 모든 것들이 같은 말로 귀결될 수 있겠지만, 결국은 취식자(당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하면 된다. 라면 레시피는, 몇 번 끓여본 분들이라면 모두 저마다 하나쯤은 보유하고 있으실 터이니 말이다.

솔직히 뭘 어떻게 끓여도 맛있잖아요. 인정? [photo by jasonlam on flickr]

찬물에 스프부터 넣는 것도 맛있고, 면부터 끓인 뒤에 스프를 넣고 저어 먹는 것도 맛있다. 면을 반으로 쪼개서 끓이면 한 젓가락이 한 입에 쏙 들어오고, 쪼개지 않은 채로 끓이면 후루룩- 하고 빨아들이는 식감이 좋다. 또, 퍼진 면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고, 꼬들꼬들한 면은 정말이지 환상적이다. 아! 이 얼마나 멋진 식품인가! 끓일 때마다 맛있는 고민을 하게 만들다니! 그래, 오늘은 라면이다!

 

■ 순대에 찍어먹는 양념도 지역마다 다르다

순대엔 무조건 고춧가루와 소금만이 정답인 줄 알았었다. [photo by Tim Evanson on Flickr]

기자는 순대를 먹을 때 고춧가루 섞인 소금을 찍어먹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래왔으며, 그게 당연한 진리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가족, 아님 동네 친구들을 벗어나 지인의 범위가 조금 더 넓어지고 난 뒤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 순대와 고춧가루 소금, 그건 결코 진리가 아니었다!

순대에 무엇을 찍어먹느냐는 질문에 참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바다가 아름다운 곳에서 자란 한 친구는 순대에 글쎄, ‘초장’을 찍어먹는다고 하더라. 처음엔 그야말로 “띠용” 했었는데, 또 다른 친구는 “서울 새램들 맛도 모르고”라며 순대에는 쌈장이 ‘당연’하단다. 어떤 친구는 “순대엔 간장과 와사비”라는 조합을 들려주기도 했다. 또 저 멀리 산등성이가 아름다운 동네에서 온 친구는 새우젓과 순대의 궁합이 기가 막히다고 했고, 분식 덕후를 자처하는 한 여성분은 ‘떡순튀(떡볶이+순대+튀김)’ 조합에서의 떡볶이 국물을 최고의 순대 양념장이라 꼽았다. 순대라는 음식 하나에 찍어먹을 양념의 종류가 이렇게 지역마다 다를 줄이야!

순대에 찍어먹는 것들이 지역마다 다르다고 알려지면서 등장한 '순대옵션 지도'.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순대는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부터 먹었던 역사가 긴 음식으로 사료되고 있다. 중국, 혹은 몽골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순대의 양념은 사실 소금이 아니었다고 한다. 옛 문헌에는 순대와 함께 초와 겨자를 넣은 양념, 혹은 생강즙을 넣은 초장 등을 함께 먹었다고.

참고로 여수가 고향인 분의 부사수다. 너는 이제 죽었다, 낄낄.

사실 이런 다양한 양념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그만큼 여러 선택권이 제공된다는 의미겠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이런 지역별 특색을 비하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교양 있고 현명한 우리의 교양공감 독자 여러분께서는 결코 그런 식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실테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맛있는 순대에 무엇을 찍어먹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동안 인터넷 상에서 vs놀이로 언급되고 있다. 소금이냐, 초장이냐, 쌈장이냐, 아니면 새우젓이나 막장이냐. 그것들은 댓글창에 전쟁을 유발할 때도 있다. 어느 것을 찍어먹어도 좋으니 싸워서 무엇하겠나? 그저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즐기면 될 터다.

 

■ 취향별로 다양한 취식 방식들

탕수육의 부먹 vs 찍먹, 라면의 면부터 vs 스프부터, 순대에 찍어먹을 양념 등 가장 대표적인 취향별 취식 방법 이외에도 세상엔 참 많은 취향들이 존재하더라. 그래서 오늘도 센스쟁이 네티즌들은 ‘붕어빵을 머리부터 먹을 것인가, 꼬리부터 먹을 것인가’를 비롯해 ‘순살치킨이 진리냐, 뼈 있는 치킨이 진리냐’ 등 여러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그런 논쟁들은 나름대로 관전하는 재미가 있다.

감자튀김에 케첩을 뿌려 먹느냐, 찍어먹느냐로 의견이 분분하기도.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이런 취식 방식에 대한 논쟁은 또한 외국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바로 옆 나라인 일본에서는 닭튀김 요리인 카라아게에 레몬을 뿌리느냐, 그냥 먹느냐에 대한 열띤 토론이 오가고 있다. 그 논쟁은 국내의 ‘부먹이냐 찍먹이냐’와 완전 판박이란다.

치킨을 먹을 때 딸려오는 소스를 찍느냐? 부어 먹느냐? 이게 그렇게 고민할 일인가 싶기도…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그런가하면 서구권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후라이드 치킨에 양념을 뿌려 먹느냐(Pour), 찍어 먹느냐(Dip)가 그것이다. 이밖에도 ‘파인애플 피자’ 역시 논란의 도마 위에 자주 오르내린다. 혹자는 파인애플 피자의 존재 자체를 ‘반사회적인 끔찍한 범죄’라 주장하곤 하는데, 그런 류의 드립이 유행을 했던 적도 있었다.

베이컨교… 조금 덜 진지하긴 하나 엄연히 존재하는 종교라고…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논란은 ‘취향에 따른 베이컨의 굽기 정도 차이’가 아닐까? 서구권, 특히 미국에서는 베이컨을 거의 종교 수준으로 추앙한다. 우리가 치킨을 ‘치느님’이라 부르는 것처럼. 그런 베이컨을 ‘바삭바삭하게(Crispy)’ 굽느냐, ‘말랑말랑하게(Chewy)’ 굽느냐를 둘러싸고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이야, 그것 참 어렵다. 바짝 구워 딱딱한 베이컨을 손에 들고 먹는 것도 좋고, 말랑하고 부드러운 베이컨을 반찬삼아 먹는 것도 좋으니 말이다.

어떤 베이컨이 좋은지만 검색해봐도 수많은 검색결과가 나온다. [구글 검색 캡쳐]

아무튼 음식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걸 세상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이들 고민하고 있더라.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취식 방법.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더라도 꼬박꼬박 입에 무언가를 집어넣으며 살아야 하는 우리에겐 나름의 중대한 관심사다. 물론 서두에 언급한 전쟁처럼 그렇게 참혹하고 치열하게 대립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파인애플은 피자에 올라가는 게 아니라고! 근데 또 막상 먹어보면 은근히 잘 어울리더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이밖에 여러분이 ‘어떻게 먹어야 맛있을까’를 두고 고민 중인 무언가가 있으시다면 교양공감팀에 제보해주시길 바란다. “그건 이렇게 먹어야 진리!”라며 명쾌한 해답을 내려드릴 수는 없겠지만, “윽, 그걸 왜 그렇게 먹어?”라며 비하하지도 않을 테니까. 그냥 함께 고민해보고 싶을 뿐, 혹은 그런 ‘꿀조합’으로 한 번 먹어보고 싶을 뿐이다. 교양공감은 여러분 모두의 취향을 존중한다. 그저 파인애플 피자만 아니면 된다(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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