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황창규, 모두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 입혀...책임있는 모습 보여야

[공감신문] 일파만파 확대하고 있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과 황창규 KT 회장의 문제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둘 모두, 경영진으로서 자질이 의심되는 것과 내외부적으로 비판이 큰 상황이며, 또 퇴진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는 점이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조현민 전무의 갑질 논란은 지난 12일 광고업계를 통해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 조 전무가 대한항공의 광고를 대행하는 A 업체와 회의 자리에서 해당 업체 광고팀장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을 향해 물을 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이 점차 커지자, 곳곳에서 조 전무의 행적을 고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4일에는 대한한공 직원의 내부고발로 이어졌다.

대한항공 본사 직원이 공개한 음성파일에는 조 전무의 고성과 욕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조 전무는 한 임원을 향해 욕설을 섞어가며 큰 소리로 ▲에이 XX 찍어준 건 뭐야 ▲누가 몰라? 여기 사람 없는 거? ▲몇 번을 얘기해 ▲나도 미치겠어 진짜 ▲어휴 열 받아 진짜 등을 외쳤다.

대한항공 명칭 변경 청원

광고대행사 직원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시작된 조 전무의 논란은 내부 고발로 번졌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내용이 오르며 ‘대한’이라는 명칭을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심지어 거듭 갑질 논란을 일으키는 조 전무 등 대한항공 오너 일가가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지만, 갑질 보다 중요성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 혐의를 받는 황창규 KT 회장의 문제는 그렇지 못한 상태다.

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회장은 불법 정치자금 제공과 불법 노동조합 선거 개입 혐의로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수사와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국회의원 90여명에게 KT 법인자금으로 4억3000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으며, 17일에는 경찰청에 소환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까지 받았다.

갑질 만큼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할 사안들이지만, 황창규 회장은 오히려 회장이라는 직함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에는 참여정부 시절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바람막이를 만들었고, 강한 반대에도 KT의 지배구조를 개정하기도 했다.

황창규 회장이 KT 지배구조 개정을 확정하고 있다.

국민기업이라는 슬로건으로 국내외 통신업계를 선도하겠다는 KT지만, 최고경영자는 슬로건에 맞지 않아 보인다.

KT 홍보실 관계자 등 일부는 사기업인 KT의 황창규 회장이 경영성과를 올렸음에도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흔들기를 당하고 있다고 항변하는데, 이는 마치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가 갑질을 했어도 경영성과가 뛰어나다면 무방하다는 것과 같다는 것으로 들리기도 한다.

사기업의 경영자라 하더라도 문제가 크다면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하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17일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경찰청에 피의자로 소환됐다.

정부는 거듭 경영진 갑질 논란을 일으키는 대한항공에 대한 지원과 국가적 사업 참여를 모두 배제시키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갖은 의혹의 주인공인 황창규 회장은 우선 회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며, 경찰과 검찰은 황창규 회장에 대한 공정하고 엄격한 수사로 진상을 모두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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