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물가 상승 영향도…“당분간 소비 부진 계속될 것”

가계 필수지출 비중이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감신문] 가계가 생활에 꼭 필요한 품목에만 소비하는 성향이 짙어지며 지난해 필수지출 비중이 1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지난해 식료품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은행의 가계 목적별 최종소비지출(명목)에 따르면 지난해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임료 및 수도 광열, 가계시설 및 운영, 의료보건 등 필수지출 품목으로 나눌 수 있는 4개 품목의 지출은 317조23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이 772조677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필수지출의 비중이 41.1%에 달하는 셈이다. 이 같은 비중은 전년(40.4%)보다 0.7%P 상승했을 뿐 아니라, 1999년 41.9% 이후 가장 크다.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은 12개 항목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필수지출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식생활 관련 지출) ▲임료 및 수도 광열(전·월세·수도·관리비 등) ▲가계시설 및 운영(가구·가전 등) ▲의료 보건(병원비 등) 등의 4개 항목이 주로 꼽힌다. 

이외 항목은 주류 및 담배, 의류 및 신발, 교통, 통신, 오락문화, 교육, 음식·숙박 등 소득 수준과 같은 상황에 따라 쉽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가계 필수지출 비중 추이

필수지출 비중은 1990년만 해도 44.9%에 달했다가 소득수준이 오르고 가계 소비가 다양화 되면서 점차 줄어들었다. 2000년 들어 40.8%까지 떨어진 데 이어 2001~2005년에는 내내 3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6년 40.4%로 다시 40%대로 올라선 뒤 지난해 또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필수지출 비중이 늘어난 것은 경기, 소비심리가 위축되다 보니 가계가 꼭 필요한 부문을 제외하고는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란 분석이 따른다. 여기에 지난해 식료품 물가상승률이 다른 품목보다 높았던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1.9%였던 데 비해, 식료품·비주류 음료의 상승률은 3.4%에 달했다. 

당분간 소비 부진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물가 상승분을 빼고 보더라도 필수지출 비중은 확대됐다. 물가 상승률을 배제하기 위해 실질 기준으로 4개 품목의 지출을 보면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 중 39.7%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2001년 40.6%를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꼭 필요한 것 말고는 최대한 소비를 줄이려는 가계의 소비성향이 필수지출 비중 확대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소득이 획기적으로 증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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