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문화부, 금지 콘텐츠 단속 이유로 4900여개 앱 검열…일부 지역에서 항의 시위 잇달아

[공감신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가 시작되면서 중국 공산당이 사회 통제를 강화하는 ‘인터넷 정풍운동’을 펼치며 온라인 검열에 나섰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시작과 더불어 중국 당국이 온라인 검열을 강화하고 나섰다.

18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문화부는 최근 4900여개의 라이브 스트리밍 앱(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을 검열하고 이 중 370개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또 14개 업체에 대해서는 위조 면허증을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아울러 문화부는 30개의 라이브 스트리밍 사이트가 음란물, 폭력, 도박 등 반사회적 내용을 내보낸다며 110개 라이브스트리밍 스튜디오 촬영소에서 190건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검열은 최근 시행 중인 온라인상의 금지 콘텐츠 단속에 따른 조치다. 

지난달 이후 중국은 양회(兩會·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정치적 불만사항, 분리주의 움직임 등 사회 불안요인에 관한 누리꾼들의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온라인 검열을 실시하고 있다.

이 조치로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가능성을 비판할 때 누리꾼들이 사용하는 ‘동의하지 않는다’, ‘수치를 모르는’, ‘종신’, ‘개인숭배’ 등이 사라졌으며, ‘시쩌둥’이라며 시 주석과 개인 숭배를 강조한 마오쩌둥의 이름을 합친 표현도 차단됐다. 

중국에서 성행 중인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정치뉴스에 공산당 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댓글이 달리자 누리꾼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뉴스 앱 4개가 동시에 앱스토어에서 삭제됐다. 중국 최대 동영상 앱 ‘콰이서우(快手)’는 5만개의 ‘저속, 음란물’ 영상을 삭제했으며 1만1000명의 고객 계정을 폐쇄했다. 

관변조직인 중국사이버공간전략연구소의 친안(秦安) 소장은 당국의 단속을 옹호하며 “폭력, 도박 등 불법 정보를 담은 라이브스트리밍 사이트와 게임처럼 일부 온라인 플랫폼이 청소년과 학생들에게 쉽게 중독될 수 있어 유해하다”고 전했다. 

당국의 검열이 강화되자 일부 지역에서는 항의시위를 펼치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 매체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가 운영하는 네이한돤즈(內涵段子)는 짧은 동영상, 농담, 웃음거리를 다루는 동영상 앱으로, 중국 누리꾼 2000만명 이상이 사용한다. 

지난 10일 인터넷 검열을 담당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사회 분위기를 해치는 저속한 콘텐츠를 양산한다’는 이유로 네이한돤즈의 문을 닫게 했다.

중국 당국의 네이한돤즈 폐쇄에 항의해 중국 누리꾼이 올린 사진

앱이 폐쇄되자 사용자들은 수백 대의 차량을 몰고 검열 당국인 광전총국으로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도로를 점거했으며 일부는 길가에서 구호를 외쳤다. 

지난 13일에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가 동성애에 대한 검열 방침을 밝혔다가 강력한 반발이 부딪혀 사흘 만에 이를 철회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젊은이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당국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챠오무 전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당국이 인터넷 세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데올로기와 ‘붉은 엘리트주의’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소일거리마저도 당의 권위를 잠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로 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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