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다정한 정보’… 두고두고 오래 사용하는 채소 보관 팁

[공감신문] 과거엔 ‘자취생’ 하면 제대로 끼니도 챙기지 못하고, 컵라면이나 통조림 등으로 대강 때우는 짠한 사람들이라는 인상이 있었더랬다. 그러나 각종 요리 방송, 이른바 ‘요섹남’ 열풍 등이 불면서 1인 가구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한 끼’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예쁜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낸 요리를 촬영하고, 그것을 SNS에 업로드하는 즐거움, 그리고 직접 만든 보람의 맛.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요리는 즐겁지만, 평소 자주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남는 식재료가 항상 걱정이다. [photo by erix! on flickr]

하지만 “1인 가구에게 직접 요리하는 행위는 사치”라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식재료들은 대체로 ‘2~4인 가구’ 기준으로 분량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1인분만을 작게 소분해 판매하는 제품들도 있지만, 가격을 따져보면 왜인지 손해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고작 이만큼에 이 가격이면, 차라리…’라는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그냥 무작정 냉장고에 넣어버리지 말고! 어떻게 해야 잘,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을지를 함께 알아보자. [photo by janitors on flickr]

그래서 ‘이왕 사는 거’라면서 우리에겐 조금 양이 많은 식재료를 샀다가, 다 사용하지도 못한 채 눈물을 머금고 버려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준비했다. 오늘의 공감신문 알쓸다정은 우리가 식재료로 자주 사용하는 양파, 감자, 대파 세 가지 채소를 오래오래 보관하는 방법들에 대해 소개한다.

평소 요리를 직접 해먹고 싶었으나 재료 보관 때문에 고민하셨던 분들, 아니면 이미 요리를 즐기지만 남은 재료 때문에 아까워해보셨던 분들이라면 이번 알쓸다정을 참고하시라.

 

■ 양파 오래오래 보관하는 방법

우린 양파를 썰다 ㄱㅏ끔… 눈물을 흘린ㄷㅏ… 울고싶을 때 울 수 있단건 좋은 ㄱㅓㅇㅑ…★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우리를 ㄱㅏ끔… 눈물을 흘리ㄱㅔ…★ 만드는 양파는 온갖 요리에 들어간다. 된장찌개에도 양파가 들어가고, 술 한 잔 생각나게 하는 제육볶음에도 양파가 들어간다. 김치볶음밥을 만들 때도 넣으면 맛이 한결 살아나고, 기분 내고 싶은 날 파스타를 만들 때도 양파가 쓰인다. 어디 그뿐인가! 고기를 굽는 날도 양파는 꼭 함께한다.

이렇게 다양하게, 자주, 온갖 곳에 쓰이는 양파를 어떻게 보관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한 알씩 ‘깐 양파’로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한다면 남는 것을 처리할 걱정도 없겠다만, 앞서도 얘기했듯 그런 제품은 꽤 비싸다. 그래서 양도 많고 가격도 저렴한 양파 묶음(망)을 사는 편이 이득을 보는 것만 같다. 자, 망 안에 여러 개가 들어있는 양파를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알려드리겠다.

 

-껍질 채 보관할 때

보통은 껍질이 그대로 있는 양파는 사왔을 때의 형태 그대로 어둡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렇게 둬도 결국은 시간이 가면 물러지며, 망 안의 양파 한 알이 물러지면 다른 양파들도 같은 전철을 밟게 된다.

올 나간 스타킹 등에 양파를 보관해보자. 한 알 한 알을 매듭으로 구분한다면 서로 닿지 않게 넣어둘 수 있다. [wikimedia]

만약 여러분이 껍질을 까지 않은 채로 양파를 보관해두려 한다면, 원래 씌워진 망을 벗겨내고 안 쓰는 스타킹을 활용해보자. 한 알을 넣고 매듭을 묶어주고, 또 한 알을 넣고 다시 매듭을 묶는 식으로. 그렇게 하면 양파끼리 닿지 않게 되며, 일반적인 양파 망이나 박스 등에 보관하는 것보다 천천히 상하고, 싹이 나지도 않는다고.

 

-깐 양파 보관할 때

깐 양파는 물기를 잘 제거해 랩으로 씌운 뒤 보관하면 된다. [public domain pictures]

양파를 손질해서 보관하려면 우선 껍질을 깐 양파의 물기를 잘 제거해두자. 물기가 남아있으면 양파가 쉽게 썩을 수 있다. 그 뒤에 하나씩 개별로 랩을 씌우자. 외부로 노출되는 부분 없이 꼼꼼하게 잘 쌌다면 끝! 냉장고의 신선칸(야채실)에 보관하면 된다. 어때요, 참 쉽죠? 깐 양파의 물기를 잘 제거해주는 것이 핵심이니 잊지 마시길!

 

■ 보기보다 섬세한 친구, 감자 보관법

울퉁불퉁하고 투박한 외모의 감자는 생각보다 섬세하고 예민한 친구더라. [wikimedia]

잘 쪄서 소금 살짝 찍어 먹으면 맛도 좋고, 속도 든든해지는 감자는 울퉁불퉁 참 투박하고 정겹게 생겼다. 어쩐지 오래된 고향 친구와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 고향친구, 생김새와 다르게 참 섬세(예민)하더라. 감자는 햇빛을 받으면 녹색으로 변하면서 독성물질인 솔라닌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이런 상태의 감자를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수분에도 취약해서, 감자에 습기가 스며들면 금방 썩어버린다고 한다. 허, 고 녀석 참 까다롭다! 이 까다로운 감자도 잘만 보관하면 한 달은 거뜬하다던데, 그 신통방통한 보관법을 함께 알아보자.

감자는 보통 박스 단위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던데, 그 박스 안쪽에 신문지를 깔아두면 습기를 잡아줄 수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감자는 어둡고 서늘하되,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때문에 껍질을 깐 채 잘라서 보관하는 것은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보통 감자는 박스에 담긴 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박스 안쪽에 신문지를 둘러놓거나, 혹은 낱알을 일일이 신문지로 포장해주자. 아시다시피 신문종이는 습기를 흡수하기 때문에 감자가 습해져서 상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앞서도 언급했듯 감자는 햇빛을 받으면 안 되기 때문에 뚜껑이 있는 상자를 사용하거나, 뚜껑처럼 뭔가로 덮어둘 수 있게끔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싹이 난 감자는 먹었다가 정말 큰일날 수 있다. [wikimedia]

이밖에도 감자는 냉장보관해서는 안되며, 같은 상자 안에 이미 썩거나 녹색으로 변한 것이 있을 경우 따로 빼서 버려야 한다. 만약 집에 사과가 있다면, 감자 박스 등에 한 알 정도를 넣어두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하면 감자에 싹이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사과에서 감자의 발아를 억제하는 가스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대파 보관법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다 먹을 수 있는 대파(잔인)!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대파도 양파만큼이나 가정에서 다양한 요리재료로 사용된다. 아래의 흰 부분은 맑은 국물을 우릴 때 넣으면 맛과 향이 살아나며, 위쪽의 푸른 부분도 각종 볶음이나 무침으로 쓸 수 있다. 또, 송송 썰어둔 대파는 온갖 곳에 사용된다. 뿌리는 어떻고? 잘 말려뒀다가 파뿌리 차를 끓일 때도 활용할 수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사용되는 이 대파 역시 몇 단을 한 번에 샀다가 두고두고 쓸 수 있다!

육수를 우려낼 때는 대파 아래쪽의 흰 부분을 쓴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으나, 보통은 국을 끓이면서 흰 부분을 자르지 않고 통째로 집어넣는다. 이 부분을 썰어 물기를 잘 털어낸 후, 밀폐용기나 비닐 등에 보관하면 된다.

보글보글 국을 끓이고, 예쁜 국 그릇에 담은 뒤에 파를 송송 올리면… 크~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제육볶음이나 떡볶이 등 여러 요리에는 대파 위쪽의 녹색 부분을 어슷썰기 해서 넣는데, 미리 썰어 냉동해둔다면 요리할 때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굳이 어슷썰기를 하지 않더라도, 보관해둘 밀폐용기 등의 사이즈에 맞춰 잘라 넣으면 된다.

콩나물국, 무국, 사골국, 설렁탕, 삼계탕 등 국 위에 올릴 파는 보다 촘촘히 썰어야 한다. 녹색 부분을 얇고 일정한 간격으로 썰어주자.

대파는 냉장/냉동 보관해도 괜찮다. 다만, 냉동보관을 하게 될 경우에는 물기를 확실히 제거해줘야 한다. 평소에는 냉동해뒀다가, 요리하기 전에 냉장실로 옮기는 식으로 보관하면 되겠다.

 

■ 보관만 잘 해도 아깝게 버릴 일은 줄어든다

기자는 아직 자취생활을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몇 해 전인가,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는 직접 요리를 해먹겠다고 야심차게 장을 봤다가 피곤해서, 귀찮아서, 외식을 하게 돼서 등 온갖 핑계로 주방에 먼지만 쌓아뒀다.

그러다 문득 아차 싶어 냉장고를 열었을 때는 이미 ‘버려야 할 것들 투성이’가 돼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은 꽤나 많았다. 그 아까운 채소들을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넣으면서 ‘그러면 그렇지, 요리는 무슨!’이라 생각했었다. 

다양한 채소들을 조금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면, 마트의 신선식품 코너와도 한결 친해질지 모른다. [photo by karimian on flickr]

최근에서야 1인 가구에 접어든 분들, 혹은 이제 갓 살림 전선의 전면에 나선 분들도 기자와 사정이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해본다. 지금까지 우리는 요상한 색으로 변해버린 양파, 감자, 아니면 말라비틀어진 대파를 얼마나 버려왔던가.

오늘 알쓸다정에서 배운 내용을 잘 익혀둔다면, 각 채소의 종류와 용도에 따라 그것들을 좀 더 제대로 보관했더라면 그것들 중 반 이상은 아마 썩히지 않고 사용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양파, 감자, 대파. 우리가 자주 쓰는 것들만이라도 잘 보관한다면, 여러분의 식탁이 조금은 더 건강해지고, 한결 맛있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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