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수색 전문가 “블랙박스 회수 어렵지 않아, 가능성 75%”

[공감신문] 지난해 3월 31일,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출발한 스텔라데이지호가 중국을 항해하던 중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사고 당시 필리핀 선원 2명만이 구조됐으며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이 실종됐다. 

침몰 사고 1년이 흐른 지금,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의 위치‧사고 원인 등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에 실종자 가족들은 여전히 애타는 심정으로 실종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남대서양 해상에서 침몰한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에 심해 수색장비가 투입되면 블랙박스 회수까지 약 2달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이 가운데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에 ‘심해 수색장비’를 투입한다면 배 내부의 블랙박스를 회수하기까지 약 2달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20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시민대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심해 수색 분야 전문가인 데이비드 갈로 미국 CNN 방송 해양분석가가 이같이 말했다. 

갈로 박사는 “스텔라데이지호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확인한 뒤 현장에 필요한 인력, 수색을 위한 탐사로봇, 기구 등을 투입하고 블랙박스를 회수하는 데 1~2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깊은 바닷속 지형은 평평하고 진흙만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해저는 지형이 복잡하고 드라마틱하다”면서 “현장을 파악하는 과정,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경험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남대서양 인근 해역에서 구명벌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시민대책위원회 제공]

갈로 박사는 2010년 타이타닉호 탐사, 2011년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 447편의 탐사 공동책임자였다. 

그는 “스텔라데이지호는 에어프랑스 447편과 비교해 깊이, 지형 등 비슷한 점이 많기에 선박을 찾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갈로 박사는 블랙박스를 회수하는 것은 사실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라며 가능성으로 따지면 75% 정도라고 진단했다. 또 여러 단서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지만 전체 사건을 위해서 블랙박스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영국 브리타닉호, 독일 비스마르크호 등의 탐사 작업에 참여한 윌리엄 랭 미국 우즈홀 연구소 실장은 “스텔라데이지호의 위치를 파악해 수색장비를 투입한다면 하루 이틀이면 블랙박스를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발생 1년이 되는 날인 지난달 31일, 실종자 가족과 참석자들이 '블랙박스 회수하라'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아울러 “심해 수색을 할 때는 경험이 중요하다”며 “침몰한 선박이 어디 있는지, 해저 상황을 얼마나 파악하고 기록할지, 다양한 퍼즐을 분석해 조사‧평가하는데 있어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용국 안정방위연구본부장은 블랙박스 수거 전, 먼저 선박의 사고 위치를 중심으로 선체 위치를 파악하고 탐색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스텔라데이지호의 규모(축구장의 3배)를 고려해 약 200~600시간이 더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 보유한) 국내외 기술로 탐색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다만, 주변 환경 탐사를 통해 블랙박스 수거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우는 것이 관건”이라며 “배가 어떻게 가라앉아 있는지가 문제다. 이 부분까지 조건에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4만t급 개조화물선인 스텔라데이지호는 현재 수심 3300m 지점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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