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양이나 추적범위 페이스북보다 커…“구글 사업 모델, 사생활 침해에 맞춰져”

[공감신문] 페이스북 스캔들을 계기로 개인정보 유출의 심각성이 불거진 가운데, 구글이 페이스북보다 더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집하는 정보의 양, 사이트와 앱에서 보내는 시간, 정보추적의 범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봤을 때, 페이스북보다 더 커다란 위협은 '구글'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개인정보 유출이 페이스북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수집하는 정보의 양, 사이트와 앱에서 보내는 시간, 정보추적의 범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페이스북보다 더 큰 위협을 하는 기업은 알파벳 그룹의 ‘구글’”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구글은 ‘그림자 프로필(Shadow Profile)’의 웹 활동을 추적하고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그림자 프로필은 계정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구글 애널리틱스다. 미국 기업의 절반이 사용하는 구글 애널리틱스는 웹 로그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은 구글 계정을 가진 10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비롯해 회원가입 및 로그인 여부와 상관 없이 웹 사용자의 정보를 추적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구글이 페이스북보다 더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게 WSJ 보도의 핵심이다. 

구글은 '교차 기기 추적' 기법을 사용해 이용자가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그들을 발견해 정보를 추적하고 있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WSJ은 “지난 2016년 구글은 서비스 약관을 변경해 엄청난 양의 추적 광고 데이터를 구글 계정의 개인 식별 정보와 합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전했다.

구글은 성별, 연령 같은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모든 인터넷 검색 기록뿐 아니라 이용자가 직접 설치해 사용하는 앱을 통해서도 쇼핑한 자료 등을 분석할 수 있었다. 특히 ‘교차 기기 추적’ 기법을 사용해 이용자가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어떤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정보 추적이 가능했다.

WSJ은 “구글은 인종, 종교, 성적취향, 건강과 같은 민감한 정보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사용자의 임신, 이혼, 다이어트 등 사적인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며 “그 이유는 맞춤형 광고를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데이터 수집은 전 세계 20억개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가능했다. 페이스북이 안드로이드 폰의 사용자와 통화, 문자 내용을 데이터 파일로 저장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지난 10일~11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CEO는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로 미국 상·하원 청문회에 섰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데이터 이용에 대한 경고 없이 사용자에게 더 많은 데이터를 요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아이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데이터 수집이 용이하다.

G메일 앱이 사용자에게 카메라와 마이크에 대한 접근을 허용할 것인지를 계속해서 묻고, 구글 맵이 사용자에게 위치 서비스를 허용할 것인지 묻는 이유도 ‘타깃 광고를 위한 정보 수집’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WSJ은 “데이터 수집에 대해 사람들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툴이 주어진다면, 이용자들은 자신들의 책임 하에 데이터 수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간단한 해결책이지만, 구글의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 방식에 대해 구글이 거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데이터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통해 8700만명의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동의하지도 않았고, 전혀 알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는 심각성이 드러났다. 

프리스턴대 교수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아빈드 나라야난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모두 사업 모델이 사생활 침해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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