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과 가까운 관계 맺고 무역·안보서 대중국 의존도 낮추는 것 우려

[공감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회담 날짜가 다가오면서 중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최대 에너지 공급원으로, 북한 무역의 90%가량이 중국과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미국과 보다 가까운 관계를 맺을 확률이 있다. 또 안보에서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쪽으로 ‘통 큰 거래(a grand bargain)’를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때문에 중국의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NYT는 중국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소외감을 느끼고 있으며 많은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소외감을 느끼며 많은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수의 중국 전문가들은 회담 날짜가 다가오면서 중국이 경기장 밖에서 상황을 지켜봐야만 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한국·미국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무역과 안보 측면에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쪽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홍콩 링난(嶺南)대 장바오후이(張泊匯)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임은 “국제관계, 특히 동북아에서 주연 배우가 되길 원하는 중국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 가장 큰 문제는 위신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통 큰 거래가 이뤄진다면 동북아는 완전히 재편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주임은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한이 느슨한 형태로 통일하고 미군이 남한에 그대로 주둔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수의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전쟁 당시 적이었던 한국 및 미국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무역 및 안보 측면에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쪽으로 통 큰 거래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중국은 그간 북한과 미국이 직접 대면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해왔다”며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이나 ‘통일된 한국’이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롱아일랜드대 교수이자 북한 전문가인 샤 야평 교수는 “미국을 지지하는 ‘통일되고 민주적인’ 한국은 중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관점에서 바람직한 상황은 김 위원장이 북미회담에서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모호하게 약속하고, 이후 폐기 협상이 오랫동안 진행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샤 교수는 “중국은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중국 총리가 수십 년간 한국전쟁을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지지해 왔지만, 평화협정 체결과 동시에 남한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남북한 모두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를 만드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이나 혹은 통일된 한국이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스팀슨센터 북한 전문가 윈쑨 연구원 역시 “평화협정은 아마도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중국에도 좋은 일”이라면서 “하지만 중국에 더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 간 군사 동맹을 종식하고 주한 미군을 철수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윈쑨 연구원은 북한도 비핵화를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안전 보장을 기대하고 있어 그 내용에 주한미군 철수가 포함되기를 원할 것이라 예상했다. 

NYT는 “김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은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하려 시도하고 있는 것도 중국에는 고민거리”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1년 집권한 이후 북한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에 대해 반감을 표시해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김 국무위원장이 최근 중국을 전격적으로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했지만, 이는 중국에 대한 화해 신호라기보다는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능숙한 행동”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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