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100㎜ 이상 내린 장대비로 농번기 물 걱정 끝

[공감신문] 겨우내 이어졌던 가뭄이 많은 양의 봄비로 말끔히 해소되는 모양새다. 전국적으로 내린 봄비로 저수율이 오르고 있어 농번기 물 부족을 걱정하던 농촌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많은 양의 봄비가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을 말끔히 해소하고 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고 있고 24일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호우 특보가 내려졌던 제주(북부 제외)에는 달래밭 407.5㎜, 신례 184.0㎜, 색달 158.5㎜ 등에서 폭우가 쏟아졌고 완도(97.5㎜), 포천(93.0㎜), 용인(77.0㎜), 의정부(73.5㎜) 등에도 봄비치고는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해 12월 5일, 바닥을 쳤던 전남의 저수율은 작년과 같은 77%로 올라섰다. 전남은 올해 들어 모두 295㎜의 비가 내려 작년 같은 기간 강수량(130㎜)을 두 배 이상 넘어섰다. 

지난달부터 완도 보길·노화·소안도, 신안 임자도 등 제한 급수도 차례로 해제되고 있으며, 신안 안좌‧팔금도 등 아직 격일제로 물이 공급되고 있는 곳은 이번 비가 그친 뒤 저수율에 따라 제한 급수 해제가 논의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일부 저수지를 빼면 대부분 저수율이 여유로운 상황”이라며 “지난해의 경우 이 무렵부터 가뭄이 시작되긴 했지만 심한 가뭄이 아니라면 올해 농사에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령댐 저수율은 지난해 최악의 서부권 가뭄으로 7월 1일 기준 최저 수위인 8.3%까지 내려갔다.

매년 되풀이되는 가뭄으로 농번기 물 부족을 우려했던 충남 서부지역도 올해는 봄철 농업용수 공급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충남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97%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대비 126.8% 포인트, 평년 107.1% 포인트 수준이다. 예당저수지와 청천저수지, 담수호인 삽교호 저수율은 100%에 달했다.

충남 서부지역의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도 용수공급 기준이 정상 단계로 회복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보령댐이 용수공급 기준 경계에 이른 지난해 3월부터 1년여 동안 금강과 보령댐을 연결하는 도수로를 통해 하루 11만t의 물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지난 7일 정상 단계로 회복된 뒤 도수로 가동을 중단했다.

가뭄으로 물 부족 위기에 처했던 경북은 1월 18.3㎜, 2월 28.3㎜에 그쳤던 강수량이 3월 들어 118.6㎜로 늘어났다. 특히 극심한 가뭄을 겪은 경주와 청도에도 3월에만 156.8㎜와 148.2㎜의 비가 내렸다. 

올해 들어(지난 16일까지) 도내 평균 강수량은 217.5㎜로 전년 같은 기간 103.6㎜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 역시 지난 16일 기준 87.9%로 평년 같은 기간(83.7%)보다 높았다.

경북도 관계자는 “봄에 풍족한 비가 자주 내려 가뭄은 완전히 해갈됐다”며 “당분간 물 걱정은 안 해도 될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청도 운문호. 여름부터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던 탓에 물이 흐르던 자리에 흙과 자갈만이 남았다.

저수율이 40%대와 50%대로 떨어진 경주와 청도도 71.5%와 80.2%까지 올랐다. 하지만 운문 댐의 경우, 저수율이 한 자릿수로 취수를 중단한 상태라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의 올해 강수량도 지난 21일 현재 294㎜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215㎜)의 136%에 달한다. 한국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가 관리하는 농업용 저수지는 650곳은 봄비로 평균 저수율이 85.9%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극심한 봄 가뭄으로 논에 가둘 물도 부족했던 강원에도 지난 22일까지 163.7mm의 비가 내렸다. 같은 기간 평년 강수량(155.7mm)을 뛰어넘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가뭄을 대비해 지난해 11월부터 하천 유지 최소량을 제외하고 물 가두기를 하는 등 대책을 세웠다”며 “이번 비로 농업용수 걱정은 크게 덜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가뭄 예‧경보 자료에 의하면, 5월까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웃도는 강수가 예상돼 모내기 철 용수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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