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3500명 이상 어린 신부 생겨…“어린이 결혼은 성폭력의 한 형태”

[공감신문] 인도네시아에서 10대 중반의 소년, 소녀가 부부가 되는 등 어린 신랑과 신부가 급증하면서 ‘조기 결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10대 중반의 어린 부부가 탄생하면서 조기 결혼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영국 BBC 방송은 전날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15세 소년과 14세 소녀가 종교법원의 승인을 받아 결혼한 사실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 최저 연령을 여자는 16세, 남자는 19세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종교법원의 승인을 받는다면 최저 연령에 못 미쳐도 결혼을 할 수 있다. 

자녀들의 데이트 사실을 안 부모들은 곧바로 결혼시키기로 하고 담당 행정기관인 종교부사무소(KUA)에 결혼 신고를 하려 했지만,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에 부모들은 종교법원에 제소했고, 법원은 KUA의 결정을 뒤집어 두 어린 부부의 결혼을 허용했다. 

신부는 아이를 갖기 전에 공부할 예정이며, 이미 학교를 중퇴한 남편은 생계를 위해 일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번에 결혼한 14세 신부는 기자들에게 “소년과 5개월간 데이트했다”며 “결혼은 ‘운명’”이라고 말했다.

조기 결혼과 관련해 성과 이슬람학 전문가인 리에스 마르코에스는 “조기 결혼은 높은 산모사망률의 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용한 죽음의 경고”라고 지적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인구의 87.2%가 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는 조기 결혼이 많은 대표적인 국가다. 

유엔 아동기구인 유니세프(UNICEF)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여성의 14%는 18세 전에, 1%는 15세 전에 결혼한다. 연평균 3500명 이상의 어린 신부가 생기는 것이다. 

조기 결혼의 문제점을 인식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규제를 강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네시아 여성역량강화·아동보호부는 결혼 최저 연령을 여성 20세, 남성 22세로 대폭 상향 조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조기 결혼에 대한 규제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슬람학 전문가인 리에스 마르코에스는 “조기 결혼은 높은 산모사망률의 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용한 죽음의 경고”라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어린 부부가 빈곤에 빠지고, 조기 임신으로 산모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슬람 성직자인 니니크 라하유는 “어린이 결혼은 성폭력의 한 형태”라며 “우리가 신속히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미래가 파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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