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첫 재판 준비절차가 오늘 시작된다.

이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을 8명으로 늘려, 검찰과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3일 오후 2시 10분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지난달 9일 재판에 넘겨진 후 24일 만이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식 재판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나올 의무가 없다.

이 대통령이 재판에 불참할 시 재판부는 검찰과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만을 상대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확인하고 쟁점을 정리한 뒤 증거조사 계획을 세우게 된다.

혐의가 워낙 방대하고 유무죄를 둘러싼 양측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재판부는 1주일 뒤인 10일 두 번째 준비기일을 열고 추가 쟁점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변호인을 8명으로 늘리며 본격적인 법리 공방을 준비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수사 단계부터 이 전 대통령을 변호해 온 강훈(64·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를 필두로 법무법인 열림 소속 피영현(48·33기), 김병철(43·39기), 홍경표(48·37기), 양수연(35·변호사시험 1기), 조해인(42·변시 1기) 변호사와 법무법인 비전 소속 박명환(48·32기) 변호사로 구성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검사를 거쳐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최병국(76·사법시험 9회)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는 뇌물 수수와 횡령을 비롯해 16개에 달한다.

우선 지난 2008년 4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청와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등 측근들을 통해 김성호·원세훈 전 원장이 이끌던 국가정보원에서 약 7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가 있다.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585만 달러(약 68억원)를 수수하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22억5000만원 현금 및 1230만원어치 양복), 대보그룹(5억원), 김소남 전 의원(4억원), ABC상사(2억원), 능인선원(3억원) 등에게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존재한다.

뇌물 혐의액을 모두 합치면 111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349억원을 횡령하고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를 이 대통령에게 적용했다.

이밖에도 ▲다스의 투자금 반환 작업에 청와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한 혐의 ▲다스 차명지분의 상속 방안을 청와대 직원들에게 검토하도록 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문건을 빼돌린 혐의 등이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며 지난 3월 22일 구속된 뒤 검찰의 추가 조사를 전면 거부해왔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뇌물 혐의와 관련해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수 혐의의 전제가 되는 ‘다스 소유관계’에 대해서도 큰형 이상은씨가 실소유주라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과 검찰의 입장이 전면으로 대치돼 재판 절차가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