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저지론 등장키도...당 관계자 “로텐더홀 점거해 본회의장 출입 막아야”

지난 9일 국회 본청을 견학하던 학생들이 텅 빈 본회의장을 바라보고 있다.

[공감신문] 정세균 국회의장이 6.13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의원 4명의 사직서를 처리하기 위한 국회 본회의를 열겠다고 밝힌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드루킹 특검 합의 없이 본회의를 열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한국당 내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야당이 의원 사직 안건을 통과하기 위해 본회의를 연다면, 본회의장 앞을 점거해 다른 당 의원들의 출입을 막아야 한다는 물리적 저지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13일 오후 9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개최를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당내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에 위치한 로텐더홀을 점거하고 철야농성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날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로텐더홀에서 다른 땅 의원들의 출입을 막아야 한다”며 “의장석에 오르면 선진화법 위반이니 본회의장 출입을 처음부터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9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열린 의원총회의 결정으로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 물리력을 동원하면서까지 본회의 개의를 막자는 강경론이 등장한 것은 이유는 드루킹 특검에 대한 여야 합의가 제자리걸음 중이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9일간 단식투쟁을 진행하면서까지 드루킹 특검 수사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특검수용이 관철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1야당을 패싱한 본회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원내사령탑이 교체된 상황에서 국회 정상화와 특검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여압박책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13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공식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홍 원내대표는 곧바로 단식농성장을 찾아 김 원내대표와 단식농성을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국회를 장상화할 것을 제안했다.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가 11일 농성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신임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당시 홍 원내대표는 “경선이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찾았는데, 건강이 제일 중요한 만큼 단식을 중단하고 이야기를 해서 해결하자”며 “국가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시기니 빨리 국회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자”고 전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같이 노동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대화와 타협을 하면 못 풀 문제가 없다”며 “철저한 신뢰를 기반으로 정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즉, 곧 있을 합의단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대여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한국당이 실제로 국회 내에서 물리적 충돌을 발생시키기 힘들다는 관점도 존재한다. 지방선거를 한 달가량 앞둔 시점에서 국회 내 논란을 일으킬 경우 각종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민심이 등 돌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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