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최근 아르헨티나가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아르헨티나의 문제는 달러 표시 부채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신흥국에 투자된 달러자금이 회수되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달러로 표기된 아르헨티나의 공공 부채는 980억달러, 민간 부채는 680억달러로 합치면 아르헨티나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에 해당된다.

아르헨티나 이외에도 외화부채가 많은 신흥국 국가들이 외환위기에 몰리고 있다. 최근 브라질과 터키에서도 달러자금 유출되면서 화폐가치 급락했다.

투자 붐이 일어나면 부채가 늘고, 공급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채 위기도 심상치 않다. IMF 통계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지역의 35개 저소득국가 중 15곳이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위험이 큰 취약국가로 분류됐다. 이미 지난해 차드, 에리트레아, 모잠비크, 콩고, 남수단, 짐바브웨 등 6개 국가는 ‘디폴트(채무불이행)’ 국가 판정을 받았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신흥국이 안고 있는 달러 부채는 총 2조달러다.

이러한 달러차입이 많은 신흥국 외환위기는 세계무역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부채와 공급과잉이다. 투자 붐이 일면 부채가 늘고 공급이 크게 늘어난다. 장기간 지속된 경기부양책이 과도한 투자를 유발하고 막대한 부채와 함께 공급과잉을 악화시켰다.

공급과잉 중에서도 부동산 공급과잉이 태풍의 눈이다. 상품이나 서비스 그리고 원자재 공급과잉은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 있지만 부동산은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어렵다. 부동산은 소비재와 달리 내구연한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부채를 늘려 경제를 성장시켰다. 부동산 공급과잉에 따른 거품붕괴로 인해 중국 내수 소비 감소도 전망되며, 무역분쟁 및 신흥국 외환위기로 중국 수출 감소 역시 예상된다. [public domain files 캡쳐]

일본의 사례를 보면 부동산은 한번 공급과잉이 되면 수십 년간 해소되지 않고 악화되었을 뿐이었다.

세계경제는 지금 부동산 공급과잉 시대이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붐도 한풀 꺾였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대도시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공급과잉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과 과도한 부채로 인한 투자와 소비부진은 피하기 어렵다.

지난 3월 국제결제은행(BIS)는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홍콩, 캐나다 등의 은행들이 지난 수년간 신용카드 사용금액 증가 등에 따른 악성 채무 누적으로 인해 부실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초기 경보”를 발표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중국기업 부채비율은 163.4%로, 미국(73.4%) 독일(53.8%)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다. 중국의 총부채(정부, 기업, 가계가 은행과 채권시장을 통해 차입한 자금 총액)/GDP비율은 2008년말 141%에서 2017년 6월말 257%까지 급등했다.

중국경제는 부채를 늘려 성장한 셈이며 빚더미 위에 세워진 누각이다. 부동산 공급과잉에 따른 거품붕괴로 중국의 내수 소비가 감소할 수 있고 무역분쟁과 신흥국 외환위기로 중국의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

중국 부동산 거품붕괴와 함께 일본식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될 수 있는 상황이다. [maxpixel/cc0 public domain]

지금 중국경제는 내수와 수출 모두 동시에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중국 경제지표가 이미 소폭 둔화되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둔화된다면 그것은 새로운 경제위기가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부동산 거품붕괴와 함께 L자형 장기불황을 상징하는 일본식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세계경제가 하락한다면 미국이 금리인상을 멈추고 거꾸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인하해도 경기하락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들은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통화를 무한정 찍어내서 또 다시 부채위기를 더 큰 부채로 막아내려 한다면 수년 뒤 화폐가 휴지조각이 되는 새로운 차원의 파국에 이를 수 있다.

경제위기는 가장 약한 곳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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