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시기 적절하게 읽고 의도 명확히 풀어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민주노총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공감신문] 최근 남북·북미관계가 개선 된 데는 문재인 정부의 공로가 크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세 변화와 전망'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이번 특강에서는 주제대로 한반도 정세 변화와 전망 등이 다뤄졌는데, 특히 평화 분위기 조성에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특히 컸다는 평가와 북한이 미국과 수교를 위해 주한미군 한반도 주둔을 용인할 것이란 내용이 집중됐다.

정세현 이사장은 남북·북미관계의 개선과 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자 그동안 험한 말을 쏟아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태도가 바뀌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퇴로를 찾는 데 문재인 대통령이 치고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함으로써 '평화 올림픽' 분위기를 조성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등에 업혀 미국으로 건너가려고 했던 것"이라며 "이런 의도를 문 대통령이 읽어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시기를 적절하게 읽고, 북한의 의도를 명확히 풀어냄으로써 남북·북미관계가 개선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 이사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까지만 해도 결연함 같은 걸 느끼지 못했는데 실제로는 외유내강이더라"며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로 연결하면서 '한반도 운전자론'을 실행해냈다"고 말했다.

북한의 주한미군 주둔 용인과 관련한 내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사례를 들어 풀어냈다.

정 이사장은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하는 조건으로 미국과 수교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북한은 이전에도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용인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1992년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은 자신의 비서를 미국으로 보내 양국이 수교하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아버지 부시 행정부가 이를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미국이 북한과 수교를 거부한 이유로는 “북한을 그대로 두면 붕괴할 것이라는 생각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순진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이번 특강에서 정 이사장은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도보다리 회담에 대한 견해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불가침 방침만 약속하면 북한 입장에서는 핵을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 이유가 없다. 지난달 도보다리에서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런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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