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으로 개선됐다” 12%에 불과…“기업 8곳 중 7곳은 글로벌 기업보다 ‘약체’“

[공감신문] 불통, 비효율, 불합리 등으로 묘사되는 국내기업들이 후진적 조직문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근본적인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직장인 10명 중 8명은 국내 기업문화에 대해 ‘무늬만 혁신’, ‘청바지 입은 꼰대’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대다수의 직장인은 기업문화 개선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6년 1차 진단 후 2년 간의 개선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문화 진단결과’와 주요 기업을 분석한 ‘조직건강도 심층진단 결과’ 등이 담겼다. 

대기업 직장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년 전 후진적 기업문화 요소로 지적받았던 습관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불통의 업무 방식 등은 다소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합격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문화 개선효과를 체감하는지를 묻는 문항에서 ‘근본적인 개선이 됐다’는 응답은 12.2%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일부 변화는 있으나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응답은 59.8%에 달했고 ‘이벤트성일 뿐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응답도 28.0%로 높았다. 

한국 기업문화 진단결과

세부 항목별로 보면 ‘야근’은 31점에서 46점으로 상향됐지만 여전히 50점 밑을 맴돌았고, 회의(39→47점), 보고(41→55점), 업무지시(55→65점) 등도 모두 개선됐지만 여전히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식은 77점에서 85점으로 올라 유일하게 ‘우수’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무늬만 혁신, 보여주기식, 청바지 입은 꼰대 등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며 “기업의 개선활동이 대증적 처방에만 머물러 있어 조직원들로 하여금 피로와 냉소를 자아내게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기업 3곳, 중견기업 3곳, 스타트업 2곳 등 총 8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직 건강도 분석 결과에서는 7곳이 글로벌 기업보다 약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기업의 조직경쟁력을 종합평가하는 지표인 조직건강도는 맥킨지가 1991년 개발한 진단 방식으로, 9개 영역·37개 세부항목으로 구성된다. 지난해까지 1800여곳의 글로벌기업이 적용을 받았다. 

국내 기업은 책임소재와 동기부여 항목에서 글로벌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리더십, 외부 지향성, 조율과 통제(시스템), 역량, 방향성 등 대다수 항목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기업 8곳 중 7곳은 글로벌 기업보다 약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보고서는 비과학적 업무 프로세스와 비합리적 성과관리, 리더십 역량 부족 등을 조직건강을 해치는 3대 근본원인으로 봤다. 

아울러 국내 기업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4대 개선과제로 ▲빠른 실행 업무 프로세스 ▲권한·책임이 부여된 가벼운 조직체계 ▲자율성 기반의 인재육성 ▲플레잉 코치형 리더십 육성 등을 제시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문화 개선방향을 논의하고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한편, 플레잉 코치 리더십 육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기업문화 개선의 지침서로 삼을 기업문화 표준매뉴얼 등도 제작·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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